[꿈꾸는 경기교육] 같은 공간서 함께 운동할 수 있는 그날까지

이동권·접근권 진입장벽 높은 장애인
정부서 접근 편리한 체육시설 확충하고
장애인·비장애인 공동 이용시설 설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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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0일로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리고, 곧바로 패럴림픽이 시작됐다. 여기서 대한민국 대표 선수가 아닌 장애인들은 어떻게 체육을 즐기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집 근처의 헬스장 혹은 체육시설을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직접 이용했던 체육시설들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적절한 시설일지 되돌아보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전국 만 10세 이상 69세 미만 등록 장애인 중 5천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장애인 생활체육’ 실태 조사를 보면 장애인 생활체육 참여율은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반대로 조사에 참여한 81.5%의 장애인은 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서 내가 이용했던 체육시설들은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았던 것 같다. 장애인들이 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어떤 것들이 더 있는지 알아보았다.

‘체육시설 이용 편의 향상을 위한 시설’을 묻는 말에 ‘체육시설까지 이동 지원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전체 20.3%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도 장애인의 이동권과 접근권이 보장되기를 바라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생활체육 정보센터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현황에 따르면 전국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은 78개 밖에 되지 않는다. 이동권과 접근권 보장이 완벽하게 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이 가까이 있더라도 이용하기 쉽지 않고, 멀리 있다면 진입장벽이 더욱 높다는 뜻이다.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 전반의 장애인식 개선, 모든 곳으로의 이동권 및 모든 시설로의 접근권 보장 등이 이뤄져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른 시일 내에 이 모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장애인이 접근하기 편리한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하나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것을 당연히 함께 누려야 한다. 그러므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설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지난 2008년 홍콩에 설립된 ‘모멘텀 아카데미’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같이 할 수 있는 ‘통합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2015년에 우리나라 광주에 설립된 ‘광주광역시 장애인국민체육센터’ 또한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 하나를 만드는 데에 큰 예산이 쓰이기는 하나,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일한 공적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불공평한 일이다. 만약 당장 모든 지역에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을 설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이미 존재하는 공공 체육시설을 개조하는 방법으로나마 하루라도 빨리 장애인들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애인 전용 운동기구 추가 설치, 자동문, 경사로 및 장애인 화장실 등 접근권을 보장할 시설 설치 등이 필요하다. 또 신체적 장애뿐만 아니라 정신적 장애를 가진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운동기구의 사용 설명을 쉬운 말로 표시해놓고, 필요하다면 맞춤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일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유준선 시흥 능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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