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기도지사를 향한 여야 후보군의 숨 가쁜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경기도지사 차출설이 불거진 것을 두고 경쟁자들이 견제의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정정당당한 경선을 요구하는 등 오는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지사 선거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오산)은 17일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김동연 대표가 과거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했던 것처럼 ‘간 보기 정치’를 하는 것 같다”며 “서울이든 경기도든 김 대표가 경선에 나서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가) 경기도에서 30년을 살았다고 언론 플레이를 하는데, 이런 식으로 간을 보는 것은 구태”라고 비판했다.
이날 안 의원이 김 대표를 겨냥한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은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검토 중인 김 대표를 향한 견제로 풀이된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1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위원장 자리에서 사퇴한 바 있다. 이날 안 의원은 경기도지사 출마 여부에 대해 “도민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기도지사 후보군인 조정식 의원(시흥을)은 20대 대선 패배로 어수선한 민주당을 수습하는 데 우선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조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을 재정비하는 데 힘을 쓰고 나서 본격적으로 지방선거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의 경기도지사 출마설에 대해선 “본인이 뜻이 있고, 민주당에 들어온다면 경선을 통해 적합한 후보를 정하면 되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경기도지사 도전을 준비 중인 염태영 전 수원특례시장 측도 “도와 도민을 위해선 도내 현안을 누구보다 잘 아는 도지사가 필요하다”고 김 대표를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군도 유승민 전 의원의 차출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국회 소통관과 경기도의회 등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한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안양 동안을 당협위원장)은 유 전 의원 등 대선주자급 인물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 경선을 치른다면 누구든지 경기도지사에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 경기도지사 후보군으로 꼽히는 김성원 경기도당위원장(동두천·연천)도 이날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선을 통해 더 좋은 후보가 뽑힌다면 당 차원에선 좋은 일”이라며 “언제나 도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민·임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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