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16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 탓에 지방선거 보다는 대선에 집중하라는 각 정당의 기조에다, 도내 선거구 획정까지 늦어지면서 예비후보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각 정당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시장, 경기도의원, 시의원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첫날 기초자치단체장에만 61명이 몰린 것과 달리, 이번 지방선거에는 시장 예비후보자가 4명(양주시장 1명, 이천시장 2명, 여주시장 1명)에 불과하다.
양주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물은 강수현 국민의힘 도당부위원장(59)이다. 이천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2명은 국민의힘 소속 김경희 전 이천부시장(67·여)과 같은 당 소속 류동혁 이천미래연구소장(56)이다. 여주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물은 이충우 국민의힘 도당 부위원장(61)이다.
경기도의원 역시 지난 7회 지방선거에서는 등록 첫날부터 34명의 예비후보 등록이 이뤄졌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4명만 등록을 마쳤다.
이 같은 원인으로 대선에 집중하라는 각 정당의 기조가 가장 먼저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대통령선거 이전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면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심사 시 배제할 수 있다는 당규를 두면서 사실상 대선 이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말라는 것을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각 시·도 당협위원장에게 예비후보 등록을 대통령선거 이후에 하라고 공지하면서 대통령선거에 모두 집중을 하고 그 이후에 지방선거를 치르라고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이유로 예비후보등록 첫날에 출마를 하려는 후보자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을 제외한 인물에 대해서는 등록은 하되, 출마선언 등은 대선 이후에 하라는 방침을 하달했다.
이 같은 상황때문에 도내 기초자치단체장으로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내심 아쉬움을 표현했다.
수원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A씨는 “여러 후보자들 사이에서 대통령선거 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말라는 것을 놓고 아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데도 당에서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사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는 것도 예비후보자들의 발길을 끊은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아직까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선거구 획정을 결정하지 못하면서 예비후보자 등록에 혼선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선거운동을 하려고 해도 선거구가 달라져버리게 되면 선거운동을 해왔던 것들이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원 출마를 앞둔 B씨는 “선거구 획정에 대한 결정이 안나다보니 저 같은 후보자들은 선거 운동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라며 “지방선거를 치르려면 선거사무실 위치 확보 등 준비할 것이 많은데,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으니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류홍채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 말 그대로 정당에 ‘찍히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공천을 받기 어려워진다”면서 “지금 예비후보 등록을 해봤자 이득이 없기 때문에 대선 이후에 예비후보를 등록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정당별로 대선에 집중하고 있다보니 예비후보자 등록이 저조한 것 같다”면서 “대선이 끝나면 예비후보자 등록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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