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보단 공천 공략?…역대급 무관심 지방선거 전락하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등록 신청이 시작된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가 ‘역대급 무관심’ 지방선거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불과 2개월여 차이밖에 나지 않는 상황에서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자들이 유권자보다는 당내 경쟁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은 오는 3월9일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6월1일과 불과 85일 차이다.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당선된 측에서는 인수위 구성을, 패배한 측에서는 당 쇄신안 등 대선 여파를 갈무리할 때 쯤이면, 실제로 유권자들은 1개월 남짓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지방선거 출마자를 판단하고 투표를 해야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유권자보다는 오히려 당내 공천을 공략하는데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서 승리한 정당이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가는 만큼, ‘어부지리’ 격 승리를 노리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한 정당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번 대선과 지방선거의 간격이 짧다 보니 공천전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될 것”이라며 “당 내에서도 대선에 패배하면 지방선거 출마를 안하고, 승리하면 지방선거를 출마하는 이런 현상들이 빚어지는 등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 역시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이번 지방선거의 우려점을 시사했다.

류홍채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가 대선 곧바로 뒤에 펼쳐지는 만큼 지방선거를 준비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당으로 나서는 지방선거 출마자의 당선 확률이 덩달아 높아지기 때문에, 출마자들이 유권자를 향한 선거운동보다는 공천싸움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류 교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방선거일을 가을쯤으로 미루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어렵다”고 부연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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