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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무연고 죽음, 사라진 존엄성] 中. 중장년층 무연고 사망↑
인천 쓸쓸한 죽음, 사라진 존엄성

[쓸쓸한 무연고 죽음, 사라진 존엄성] 中. 중장년층 무연고 사망↑

'4050 1인 가구' 증가 탓... 안전망 사각지대

인천의 중장년층 무연고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어 관련 정책과 복지의 대상 연령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의 무연고 사망자 중 40대는 2018년 10명(5.9%), 2019년 18명(8.7%), 지난해 23명(9.1%)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연평균 증가율만 무려 32%에 이른다. 또 50대 무연고 사망자 역시 2018년 30명(17.6%), 2019년 44명(21.4%), 지난해 59명(23.3%)으로 늘어나며 25.3%의 연평균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같은 기간 전국의 40대와 50대 무연고 사망자 연평균 증가율이 각각 14.4%, 5.5%인 것을 고려하면 인천의 중장년층 무연고 사망자 증가 추세가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인천의 40·50대 무연고 사망자 증가의 원인으로 1인 가구에서 차지하는 40·50대의 높은 비율을 꼽는다. 지난해 인천의 1인 가구 32만4천841가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은 50대(17.9%)다. 40대 1인 가구의 비중은 15.5%에 이른다.

이와 함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 정책이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에게만 몰려 있어 인천의 40·50대 무연고 사망자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다양한 계층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40·50대는 경제적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노혜진 케이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무연고 사망자 관련 연구를 보면 중장년층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가지 노동시장의 문제, 가족해체에 따른 1인 가구 증가 현상 등이 중첩된 상황에서 중장년층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사회복지 정책에 중장년층을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혼 및 미혼 가구 증가, 저출산·고령화 현상, 실직 및 휴·폐업 문제 등에서 중장년층이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에 맞춰 연수구는 현재 50대 무연고 사망자의 증가 문제를 인식하고 관련 예방사업을 혼자 사는 50대 이상의 남성 등으로 확대한 상태다.

엄기욱 군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중장년층 무연고 사망자 문제는 개인이나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사회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범중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40·50대가 오히려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기 쉬운 사람들”이라며 “국가와 지자체에서 관련 지원정책 등을 마련해 이들이 무연고 사망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무연고 사망 위험자를 찾아낼 수 있는 체계와 그들이 외롭게 세상을 떠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실태를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관련 연구를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추진할 예정”이라며 “연구 결과가 나오면 이를 기반으로 필요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민·이루비·최종일기자

 노년층 정서적 고립 '나홀로 죽음' 

무연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 44.7% 차지

인천의 무연고 사망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65세 이상 노년층의 존엄성을 위해 정서적 고립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의 무연고 사망자에서 65세 이상은 2018년 85명(50%), 2019년 95명(46.1%), 지난해 113명(44.7%)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이들 노년층 무연고 사망자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전에 가족 등으로부터 정서적 고립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해 인천의 무연고 사망자 253명 중 가족 등이 장례 비용 문제 등으로 시신 인수를 거부·기피한 사례는 무려 194명(76.7%)에 이른다.

지난 8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천의 한 다세대주택 지하에서 홀로 지내다 숨진 A씨(75)의 시신은 며칠째 부엌에 전등이 켜져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웃의 신고로 부패가 일부 이뤄진 상태에서 발견됐다. 당시 A씨의 딸은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냈다는 이유로 시신 인수를 거부했다.

허준수 숭실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은 “인구 고령화로 자녀하고 살지 않는 노년층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가령 배우자와 지내다가 배우자가 사망하면 독거노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혼자 지내다 보면 사회관계망이 사라지고 관계가 위축된다”며 “경제적 어려움까지 더한 경우에는 이를 극복하기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노년층의 정서적 고립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년층이 경제적 또는 정서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돌봐주거나 말벗을 해주는 등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년층의 정서적 교류와 유대 관계 형성을 위한 공동기숙사 운영 등의 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확대해 정서적 고립 문제 등도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루비·최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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