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가 정당한 사유 없이 삭감해 다시 편성한 것이다.”, “시의회를 무시한 예산 편성이다. 집행부가 사과해야 한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놓고 시작된 과천시와 과천시의회 갈등이 상호 비방전으로 번지고 있다.
11일 과천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임시회 추경예산 심의 때 삭감된 문화예술 관련 예산을 5차 추경예산안에 편성,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지난 8일 시가 시의회를 무시한 채 삭감된 예산을 다시 올렸다며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부결시켰다. 이에 시는 시정 질의에 공무원들을 불참시켜 임시회가 파행 운영됐다.
시는 지난 8일 “시의회가 정당한 사유 없이 삭감했던 ‘항일독립운동 만세 및 인문콘서트 일제잔재청산’ 등 문화예술 관련 예산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않고 본회의를 산회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이 위축되고, 생계가 어려운 시국에 지역 예술단체가 경기도 공모전에 참여해 예산을 확보했는데도 시의회가 정당한 사유 없이 거듭 예산승인을 거부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는 이번 임시회에 공공주택지구 토지주들의 민원사항의 중요성을 감안, 답변을 준비했으나 시의회가 파행운영되면서 답변하지 못했다며 집행부의 답변 전문을 별도로 공개했다.
이에 시의회도 이번 임시회 파행은 집행부 책임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의회 야당 의원들은 “시는 추경예산안이 의사일정 변경으로 관철되지 않자 관계 공무원 전원이 출석을 거부, 의사진행을 파행으로 몰아갔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시는 지난달 삭감된 예산을 사전 협의도 없이 2주일만에 재상정, 시의회가 새벽 1시까지 장시간 토론 끝에 관련 예산안을 삭감했는데 집행부는 시의회 심사결과를 비웃기라도 하듯 또다시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지적했다.
시민 박규식씨(62, 과천시 중앙동)는 “시와 시의회가 추경예산안 심의를 놓고 갈등을 빚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으로 하루빨리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이세진씨(34)씨도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너무 부족한 것 아닌가 싶다”면서 “특히 코로나19로 어느때보다 힘든 상황에 놓인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고금란 과천시의회 의장은 “이날 임시회는 공공주택지구 토지보상과 관련한 시정 질의가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공무원 전원이 출석을 거부, 주민 알권리가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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