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3차 신규 공공택지를 발표하면서 신도시급 개발이 예정된 의왕ㆍ군포ㆍ안산지구와 화성 진안지구 일대 부동산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택지 인근의 주택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 계획안에 포함된 토지들은 사실상 매매가 불가능해지며 거래에 제동이 걸렸다.
31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의왕ㆍ군포ㆍ안산지구와 화성 진안지구 인근의 매물이 줄고 있다. 공공택지 개발로 인프라가 확충되면 자연스레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안산시 건건동의 A 부동산 대표는 택지 인근의 아파트를 팔려고 내놨던 집주인들이 정부 발표 이후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특성상 평소에도 매물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있던 매물도 어제부터 없어지는 분위기”라며 “인근에 신도시가 들어설 것을 감안해 호가를 얼마나 더 올릴 수 있느냐는 문의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의왕역 주변으로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올해 초 GTX 정차역을 추진하다가 좌절됐는데, 신규 택지가 조성되면서 GTX역 신설이라는 호재가 생긴 것이다.
의왕시 부곡동의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교통 호재가 반영되면서 오전부터 외지인들로부터 매물을 찾는 문의가 오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집값이 뛸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평형과 상관없이 당분간은 매물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화성 진안지구 부동산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화성시 기산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C씨는 “몇 주 전 이사를 위해 인근의 85㎡ 아파트를 4억5천만원에 내놨던 집주인이 정부 발표 때문인지 오전에 급하게 보류 연락을 해왔다”라며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 큰 움직임은 없지만 기대 심리 때문에 당분간 거래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신도시 예정 지구 내 토지주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정부 발표 이후 사실상 거래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의왕시 초월동에서 부동산을 운영 중인 D씨는 “이 일대는 100가구가 채 되지 않아 주택보다는 토지 거래가 활발한데, 지난 2월부터 이달 초까지 100여건의 거래가 진행됐다. 사고팔 사람은 이미 거래를 마쳤다는 이야기”라며 “어제부터 토지를 팔고 싶다는 문의가 쏟아지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거래가 쉽지 않고, 땅이 수용돼도 큰 보상도 받을 수 없다는 우려가 팽배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의 제3차 신규 공공택지 발표에 따라 수도권에는 신도시 규모의 의왕ㆍ군포ㆍ안산(586만㎡ㆍ4만1천가구), 화성 진안(452만㎡·2만9천가구) 지구와 중규모 택지인 인천 구월2(220만㎡ㆍ1만8천가구), 화성 봉담3(229만㎡ㆍ1만7천가구), 소규모 택지인 남양주 진건(92만㎡ㆍ7천가구), 양주 장흥(96만㎡ㆍ6천가구), 구리 교문(10만㎡ㆍ2천가구) 등 7곳에 12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토지수용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 지구지정을 완료하고 2026년부터 입주자 모집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홍완식ㆍ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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