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고등학교, 대학별 진학률 홍보 ‘학력 차별문화’ 조성

인천지역 일부 고등학교가 졸업생의 유명 대학 진학 성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학력 차별문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각 학교·동문회 등이 특정 학교의 합격 결과를 홍보물로 게시하지 않도록 시·도교육청에 지도·감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홍보가 대학 진학을 하지 않거나, 다른 학교에 합격한 학생들에게 소외감을 주는 등 학력차별 문화를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인천지역 고등학교 중 일부는 여전히 대학별 합격자를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인천 A고등학교는 지난 2014학년도부터 2021학년도까지 8년간 ‘주요대학 합격자 및 진학률’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순으로 해 일본·중국 등 외국대학까지 학교별 진학자 수와 진학률을 표기했다. 특히 의예과는 빨간 글씨로 적어 강조하고 있다.

A고 졸업생 B씨(22)는 “학교에서는 성과를 홍보하고 싶겠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명문대에 입학한 학생만 대우하면서 서열을 나누는 느낌이 들어 불쾌하다”고 했다.

C고등학교는 4년제와 2년제 대학의 합격자를 각각 게시했다. 특히 대학 이름과 학과를 공개하면서 합격한 학생의 이름까지 표기해 학생들 사이에선 누가 어느 대학에 갔는지 특정할 수 있다.

D고등학교는 ‘서울, 인천, 의학계열, 특수/포항공대, 사관학교, 기타’로 학교를 구분해 서울에 있는 대학 15곳, 인천에 있는 대학 2곳을 포함해 각 학교별 합격자 수를 공개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합격 홍보 행위는 학벌주의를 부추기고, 특정학교를 홍보하면서 그 외의 학교에 입학하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학생에겐 소외감을 줄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매년 1~2월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학교 홈페이지를 확인해 홍보물을 내리도록 시정하고, 전체 학교에 공문을 보내 이 같은 행위를 자제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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