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양보에 조커들 연일 활약까지…‘되는 집안’ 수원FC

양동현, 100호골 앞두고 라스에 페널티킥 양보…조유민, 김상원 등 맹활약에 ‘파이널 A’ 기대감

 

김도균 수원FC 감독_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도균 수원FC 감독_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양)동현이가 자기도 K리그 100호골이 임박해 욕심이 날 법한데도 라스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하더라고요. 현재 선수들이 큰 일을 내보려고 하는 등 팀 분위기가 좋습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2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6라운드 제주전을 마친 뒤 고생한 선수들을 향한 칭찬과 현재 고조된 팀 분위기를 밝혔다.

수원FC는 이날 ‘승격 동기’ 제주에 1대0 승리를 거두며 올 시즌 제주전 3전 전승을 기록, K리그1 3위로 도약했다. 지난해 K리그2에서 1무 2패로 열세였지만 올 시즌 승격과 동시에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한 시즌만에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페널티킥 결승골을 기록한 라스는 시즌 14호골을 기록하며 제주 주민규에 한 골 앞선 리그 득점 선두를 달렸다. 눈에 띄는 점은 이날 페널티킥을 얻어낸 베테랑 스트라이커 양동현은 자신의 K리그 100호골까지 2골만을 남겨놓은 상황이었지만 흔쾌히 라스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했다.

양동현은 “두 골만 더 넣으면 역사상 11번째 세자릿수 득점자가 되기 때문에 욕심이 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라스가 지난 3경기 동안 득점도 없었고, 마침 상대 제주에 득점왕 경쟁자인 주민규도 있어서 페널티킥을 양보했다. 과거 득점왕 경쟁을 할 때 골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걸 알고 있고, 동료들이 내게 준 도움도 기억하고 있어 더욱 도와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양동현은 “나이를 먹고 나니 순발력과 체력, 힘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수비수의 위치 파악과 키핑, 연계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공격수이기 때문에 계속 골 욕심을 내고 있지만, 현재 팀의 주 득점원은 라스다. 그걸 돕는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주전 수비수 겸 수비형 미드필더인 조유민이 주장 정동호의 부상으로 오른쪽 윙백 자리를 무난하게 소화했고, 최근 다시 출전 기회를 잡고 있는 김승준과 한승규도 각각 선발과 조커로 출전해 제 몫을 했다.

시즌 초 백업으로 분류됐던 왼쪽 윙백 김상원도 이제는 리그 상위급 측면 수비수로 자리매김했고, 노쇠화를 보이던 베테랑 박주호도 중앙 미드필더로 전향하며 회춘했다는 평가다. 새 외국인 수비수 라클란 잭슨과 공격수 바로스 타르델리도 국내 무대에 연착륙 중이다. 김도균 감독이 포백에서 쓰리백으로 전술을 과감히 바꾼 점도 한 몫했다.

이제 수원FC는 파이널 A행을 꿈꾼다. 앞으로 8경기가 남았고, 7위 인천과의 승점차가 1에 불과하나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해볼만한 도전이다.

김도균 감독은 “양동현과 한승규 등 후반에 교체투입된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해줬고, 이날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을 소화한 조유민도 100점을 주고 싶은 활약이었다”며 “파이널 A행까지 8경기가 남았다. 향후 8경기는 물론 파이널 라운드 개막 후에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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