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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원폭피해자의 악몽] 4. 합천을 통해 본 경기도 원폭 피해자 지원 미래 청사진
정치 끝나지 않은 원폭피해자의 악몽

[끝나지 않은 원폭피해자의 악몽] 4. 합천을 통해 본 경기도 원폭 피해자 지원 미래 청사진

경기도원폭 피해자 지원위원회

경기도는 경기일보의 원폭 피해자 보도 이후 사회적 냉대와 무관심 속에 76년간 숨죽여 살았던 원폭 피해자와 그 후손들의 눈물을 닦는 종합대책을 수립하며 발빠른 대처를 이어나갔다. 특히 전국 최초로 원폭피해자 지원 대상을 3세대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원폭피해자 지원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합천군의 지원사업과 원폭피해자 관련 시설 운영 등을 살펴보며 원폭 지원의 구심점으로 떠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합천군은 원폭 지원과 관련한 정책 협의를 하기에는 보건복지부가 있는 세종시와 수도권 등 주요 기관과의 거리가 물리적으로 너무 멀어 진행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이 몰려있는 만큼 경기도가 전국의 구심점이 될 경우 원폭 피해자에 대한 인식 개선 효과 등이 좋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일보는 합천군의 원폭 피해자 관련 복지사업 등을 토대로 미래의 경기도가 어떤 원폭 지원사업을 펼쳐봐야할지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 원폭 피해 구심점 역할론

경기도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원폭 피해자 3세대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은 점은 긍정적이지만,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거나 원폭피해자와 관련해 전국적 이슈화를 위해선 경기도가 리더로서의 역할이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사)원폭피해자협회와 원폭 관련한 주요 시설은 합천군에 소재하고 있는데, 합천과 서울 등의 거리가 너무 멀어 원폭 관련 주요 정책을 협의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이 합천군 원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합천군에서 원폭 정책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와는 200㎞가 넘고 서울까지는 300㎞가 넘는 거리다. 반면 경기도의 경우 경기도청에서 보건복지부가 있는 세종까지는 100㎞가량이며 서울역과는 38㎞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특히 합천군은 대중교통 등 차편도 많지 않아 교통망이 활성화 돼 있는 경기도가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박은숙 합천군 주민복지과 과장은 “원폭 피해자는 고령층이 많고 피해사실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어 정부의 지원책 마련을 향해 한목소리를 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과장은 “이러한 점을 알고 전국에 있는 원폭 피해자들과 논의하거나 토론의 장을 마련해보려고 해도 고령층의 피해자들이 한 곳에 모이기란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차원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원폭 피해자들의 의견을 힘 있게 전달해야하는데, 아무래도 서울이나 보건복지부가 있는 세종이 너무 멀다보니 합천에서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 과장은 “아무래도 수도권역인 경기도가 그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원폭 피해자들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기도, 원폭 교육ㆍ역사적 정책 필요

합천군에 위치한 합천원폭자료관은 매년 1천300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원폭의 역사적인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도 수학여행을 하러 올 정도로 원폭에 대한 다양한 물품과 역사적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곳이다. 여기에 자료관과 도보 1분 거리에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과 원폭으로 사망한 망자의 위패를 모아놓은 위령각 등 다양한 원폭 관련 시설이 밀집해 있어 자연스럽게 원폭 역사교육의 현장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경기도의 경우 원폭 관련 시설물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평택에 위치한 경기도원폭피해자협회마저도 냉난방이 되지 않고 수도가 끊겼으며 바닥이 다 일어나 사람이 지내기에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기도가 합천군처럼 관련 시설이나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를 만드는 등 여러 방면을 고려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원폭 피해자를 향한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합천군의 사례처럼 교육ㆍ역사ㆍ행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원폭 피해자를 기억할 수 있는, 중심을 잡아줄 시설이나 그에 상응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진태 합천원폭피해자협회 지부장은 “합천에는 원폭자료관과 복지회관, 위령각 등 다양한 시설이 존재해 있는 그 자체만으로 원폭에 대한 교육이 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것들이 합천군에서 원폭 지원이 잘 될 수 있는 하나하나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 지부장은 서울과 경기도 등에 원폭과 관련한 따끔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심 지부장은 “우리 원폭피해자협회는 각 지부가 지역마다 있고 본 협회는 수도권에 있었다”면서 “하지만 수도권 지자체 등의 지원이나 관심이 여의치 않아 합천으로 내려오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원해주는 정책도 좋지만 행정적, 교육적, 역사적 측면을 고려한 지원 사업도 강구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 경기도ㆍ도의회ㆍ도민의 삼위일체

합천군의 원폭피해자 지원이 활발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합천군과 군의회 군민이 하나의 몸처럼 움직였기 때문이다. 합천군에서 원폭피해자 지원에 대한 예산을 수립하면 군의회에서는 군에서 수립한 예산보다 더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군민들은 이 같은 정책에 대해 충분한 공감을 나타냈다. 이 같은 합천군의 분위기는 무엇보다 합천 원폭 피해자에게 든든한 힘이 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경기도 역시 합천군과 같은 정책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2019년 경기도 원폭 피해자 지원 조례가 제정됐긴 했지만 유명무실해지면서 엇박자가 난 경험이 있다. 이 같은 일이 또다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도민의 공감 등 세 요소가 하나로 뭉쳐 경기도 원폭 피해자에게 든든한 우군이 될 필요성이 대두된다.

※경기도의 원폭 피해자 지원 정책

경기도는 지난 3월23일 경기복지재단에서 ‘경기도원폭피해자지원위원회’를 열고 원폭피해자 지원 계획을 결정했다.

도는 우선 도내 거주 원폭피해자(1세대)와 2ㆍ3세대가 6개 경기도의료원(수원ㆍ의정부ㆍ파주ㆍ이천ㆍ안성ㆍ포천)에서 진료비 및 종합검진비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대상은 원폭 피해자 등록증(피폭자 건강수첩)을 소지한 1세대와 가족관계증명서로 증명할 수 있는 2ㆍ3세대로, 진료비 계산 시 해당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대상자들은 진료비 본인부담금의 50%를 지원(비급여 포함)받으며, 종합검진비 역시 절반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 비용이 많이 드는 치과보철료와 임플란트도 본인부담금의 30%를 지원받는다.

아울러 도는 원폭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피해자가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정신심리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대상자는 주소지 관할 시ㆍ군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트라우마 진단 시 소득 수준에 따라 연간 최대 70만원(진단비 40만원, 치료비 30만원)의 치료비를 지원받는다.

이 밖에 경기도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경기도미술관 등 12개 시설에 대한 입장료 및 주차료를 전액 감면하는 문화ㆍ휴양시설 이용 혜택도 부여할 예정이다.

경기ON팀=이호준·최현호·김승수·채태병·이광희·윤원규기자

※ ‘경기ON팀’은 어두운 곳을 밝혀(Turn on) 세상에 온기(溫氣)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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