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지난해 수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에 직면했다. 불확실한 미래는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 즉 연구개발(R&D)이 중요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위기가 심화되면서 새로운 동력을 위해 미래 가치에 투자하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기업의 연구, 제품 개발을 최대 1억5천만원까지 지원하는 ‘기술개발사업’은 중소기업에 단비가 됐다. 이는 경기도의 대표 연구 개발(R&D) 사업이다. 위기의 상황에 처한 중소기업에 든든한 버팀목이 된 경기도 기술개발사업을 면밀히 살펴보고 경기도 기술개발사업의 성과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기업이 원하는 ‘자율R&D’
경기도는 매년 공모를 통해 기업이 원하는 R&D계획을 제안 받아 경쟁 평가과정을 거쳐 우수한 과제를 선정, 연간 최대 1억5천만원의 기술개발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기도의 과학기술 정책 방향과 여건에 맞는 지역산업을 육성하고,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능력향상 및 사업화 촉진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4년째를 맞았다.
이 같은 지원사업이 경기도에서 펼쳐진 이유는 안타깝게도 경기도가 중앙정부의 R&D 예산 지원현황을 많이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중앙정부의 R&D지원 예산을 보면 경기도에 투입되는 비중은 12.5%인 2조4천763억원으로 서울 3조6천억원, 대전 5조6천억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도는 도내 기업들이 중앙정부에 의존하기보다 도 자체 예산을 투입해 기업들의 R&D갈등을 해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사업이 시행된 이후 민선 7기에 들어 예산이 2018년 100억원, 2019년에는 180억원까지 늘려 4차산업혁명 핵심기술, 북부 식품·가구·섬유 R&D, 제조혁신 등 지원분야를 확대 개편했다. 또 일본 경제침략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전용 R&D에도 긴급 추경 100억원을 편성하는 등 기술강국을 이끌어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 나갔다.
류광열 도 경제실장은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지방 정부가 주도하는 기술개발 자금지원이 주는 여러 장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도가 주력하는 산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나며, 보다 가까이에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도 연구자들이 여러모로 호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940개 과제, 1천512억원 지원
경기도 기술개발사업은 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940개 과제에 총 1천512억원을 지원했으며, 지난 14년간 총 4천106개의 도내 산학연의 기술개발 과제가 접수, 평균 4.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8대1이 넘는 경쟁률을 나타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만큼 도내 연구자들의 기술개발에 대한 요구가 많다는 방증이다.
산업분야별로는 지원 과제 수 및 도 지원금을 기준으로 기계ㆍ소재, 바이오ㆍ의료, 전기ㆍ전자, 정보ㆍ통신, 화학(섬유) 분야에 대한 지원이 많았다.
기계ㆍ소재 분야가 151건으로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으며, 전기ㆍ전자 146건, 바이오ㆍ의료 112건, 화학(섬유) 109건, 정보ㆍ통신 96건 등의 순으로 지원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빛나는 성과
경기도 기술개발사업은 매년 외부 전문기관의 성과활용현황 조사·분석을 통해 매출성과, 고용창출, 특허, 기타 지식재산권 등의 성과를 추적ㆍ관리하고 있다. 기업의 매출액은 매출계약서, 세금계산서 및 기업재무제표 등을 전수 확인한다. 지식재산권의 경우 특허 증빙자료 및 R&D특허센터 RIPIS시스템을 검증하고, 논문 등은 RISS 등의 검색 확인을 통해 철저히 검증·관리하고 있다.
특히 2008년 기술개발자금 지원 이후 2019년까지 기술개발사업 지원이 완료된 성공 종료과제 645개 R&D과제 대상으로 과제종료 이후 1~3년간의 기술적, 경제적, 공공적 성과 등도 다각도로 분석, 제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645개 과제의 성과 분석 결과, 특허창출 총 1천372건, 신규 고용창출 6천142명, 기업 매출창출 6천521억원으로 투입액 대비 평균 5.9배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지원금 1억원 당 성과에 대한 생산성 분석 결과에서는 경제적 성과 5.89억원, 신규 고용창출 5.55명, 특허 1.24건, 논문 0.59건, 기타 지식재산권 0.59건으로 경기도의 지역밀착형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 효과가 매우 우수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도 R&D자금 1억원을 투입하면 이를 수행한 기업은 평균 5.9억 원의 매출을 실현하는 것이다.
또 기술사업화분석에서는 지원된 과제에서 사업화가 완료됐거나 준비 중인 비율이 88.4%로 나타나 대부분의 기업이 기술개발 성과물을 매출로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리고 기술개발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기술개발 지원 이후 매출액과 고용창출, 영업이익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도 기술개발사업 지원이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기술 진보 효과도 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645개 수행과제의 기술개발 실적에서 세계최고 기술수준 대비 평균 기술수준은 기술개발 수행 전 63.2%에서 85.2%로 상승하는 한편, 기술격차도 3.7년에서 1.7년으로 단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 미래 경기도 R&D 사업
경기도는 올해에도 50억원의 본예산을 편성하였으며, 공정한 평가과정을 거쳐 총 40개 과제 선정해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창업·일반·특화분야 등으로 나눠 선정하며, 선정된 기업 중 창업기업은 최대 5천만원, 일반·특화분야는 최대 1억5천만원까지 지원해 도내 기업의 연구개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방침이다.
공고는 전용 웹사이트인 경기도R&D관리시스템에 올라가며 사업설명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형태로 진행한다. 온라인 설명회에서는 시행계획 전반과 개선방안, 중앙정부 R&D사업과의 차별성, 올해 사업의 중점 추진방향 및 세부 지원내용, 사업계획서 작성 요령, 준비서류 및 접수 방법 등의 세부적인 정보가 제공된다.
최서용 경기도 과학기술과장은 “민선 7기 경기도정에 부합하는 ‘공정성, 투명성, 자율성’을 준수하며 도내 중소기업 연구인들이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R&D환경을 꾸준히 조성해 나가겠다”며 “우수한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불확실한 미래에 먼저 대응하여 경기도 전반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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