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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칼럼] MZ 세대의 정치 참여
오피니언 김성수 칼럼

[김성수 칼럼] MZ 세대의 정치 참여

어떤 문제를 만나거나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역사적 경험에서 시사점을 찾아 해결의 실마리로 삼기 위해서다. 경험 많은 사람들의 조언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들의 경험이 미래의 길라잡이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독서를 하고, 체험을 하면서 경험을 하고, 미래의 자산으로 삼으라고 말한다. 역사학자 카(E.H. Carr)가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 정의하듯 역사를 돌아보는 것은 매우 유용한 교훈이다.

하지만 새로운 인식과 사유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PC가 보급된 것이 불과 20~30년 전이었지만 이제 디지털은 필수 요소가 됐다. 디지털은 아날로그와 구분되는 단순한 매체의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은 새로운 시대를 규정하는 키워드다. 구석기시대에서 신석기시대로의 전환이나 청동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의 전환처럼 디지털은 새로운 시대를 규정하는 개념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디지털 환경에서 가치와 사유체계를 형성한다.

마침내 디지털 시대를 대표하는 청년정치가 등장했다. 디지털과 함께 태어난 MZ 세대가 인구의 44%를 차지한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공정과 능력이다. 디지털 공간 안에서는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동등한 신분이다. 토론과 논쟁의 장에서는 자기소개, 사회적 경험, 현직이 상관없다. 기업의 회장님도 초등학생과 꼭 같이 아이디로 접속하고 콘텐츠 자체로 평가한다.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하고 능력에 따라 가치를 인정받는다. 디지털 안에서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디지털 인간으로 활동했던 경험과 가치가 사회에 구현되기를 요구한다. 거칠 것 없는 디지털의 수평적 문화의 영향이다.

MZ세대는 우리나라가 OECD 가입된 상태와 민주화 이후에 태어난 세대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경험한 세대와는 다른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과거에는 이념, 물질주의,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게 가장 중요했다면, 경제위기, 저성장 등을 경험한 이들은 ‘삶의 질’이 중요하다. 좋은 미래를 위해서는 공정한 가치가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정 사회를 향한 욕망도 크다. 문재인정부 출현도 공정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열망과 연관됐다. 하지만 새로운 정치세대의 등장은 기성 정치의 공정성에 의문을 품는다.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어느새 특권에 익숙한 기득권이 되어버린 기성 정치를 선거로 판단했다.

정치권은 변화해야 한다. 연장자를 우선으로 하는 정치 행태와 제식구 감싸주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변화에 적응하는 정당이 진정한 의미의 진보정당이 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정치지도자를 체계적으로 키워야 한다. 정치를 경험하고 구체적인 정책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을 크게 열어야 한다.

세계는 새로운 정치, 청년정치의 무대로 접어들었다. 오스트리아 쿠르츠총리는 10대부터 국민당 활동으로 정치경력을 쌓아 31세에 첫 총리가 됐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역시 청년보수당 출신이다. 또한 능력에 의한 파격적 인사도 청년정치참여에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된 32세 파키스탄계 리나칸이다. 그녀는 기업규제 프레임을 전환하는 획기적 논문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청년 정치인의 건강한 성장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기성세대의 가치와 경험을 고집하기보다는 디지털 환경을 경험한 새로운 세대의 가치와의 조화를 모색해야 한다. 과거의 정치문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양극화, 환경, 다문화, 젠더등의 해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유럽아프리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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