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아직까지 방역 당국은 감염 경로 등을 파악하지 못해 초비상이다.
전문가들은 자칫 지역으로 추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최소 잠복기가 끝날 때까진 인근 학교까지 비대면 수업 전환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6일 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미추홀구 인주초등학교 학생 24명과 담임교사 1명, 외부 강사 1명 등 모두 2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5일 이 학교 6학년 학생 2명이 각각 발열과 두통 등의 증세를 보여 미추홀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를 했으며, 이후 양성 판정이 나왔다.
방역 당국은 이 2명의 학생이 지난 2일까지 등교한 것을 파악하고 이날 오전 2~3시 선제적으로 같은 반 학생과 교사 등 59명을 상대로 긴급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했다. 이를 통해 학생 22명과 교사 1명 등 23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 수는 이 학교 2개 반의 정원 47명 중 절반이 넘는다.
방역 당국은 학교가 학생들이 장시간 같은 실내 공간에 머무르는 데다, 지난달부터 에어컨을 틀면서 환기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같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여기에 확진자가 나온 2개 반에서 지난 2일 독서 토론수업을 한 외부 강사 1명도 이날 서울 용산구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아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이 외부 강사가 지난 1일에도 5학년 2개 반에서 수업한 것을 파악하고, 이 강사가 인천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의 추가 수업을 한 곳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현재까지 확진자들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집단감염을 발생시킨 지표환자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방역 당국은 학생들이 하교 후 학원 등을 오가는 경우가 많아 지역은 물론 인근 학교로도 코로나19가 퍼질 가능성까지 감안해 인천시교육청 등과 함께 광범위한 방역 조치를 검토 중이다. 방역 당국은 이날 이 학교 운동장에 선별진료소를 마련하고 이 학교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해 교직원, 인근 주민까지 대대적인 전수조사를 벌인 상태다.
김경우 인제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의 경우 학교 밖 접촉자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고 역학조사에서 나오지 않은 접촉 아이들이 많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잠복기가 끝나고 확산세가 줄어들 때까지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비대면으로 수업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해당 학교뿐 아니라 인근 학교를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선제적으로 조치하면서 확산 추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시와 시교육청은 이 학교만 7일까지 등교 수업을 중단하고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보고 등교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우선 며칠간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살펴본 뒤, 인근 초·중·고등학교의 등교 중단까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이 학교 확진자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통해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대규모 전수조사를 벌인 만큼, 확산 상황에 따라 선제적인 추가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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