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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열수 칼럼]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 성과와 과제
오피니언 김열수 칼럼

[김열수 칼럼]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 성과와 과제

지난 11일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럽 순방이 끝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우선을 주장할수록 외교가 사라지고 동맹이 떠나가고 미국의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미국적 질서가 무너지고 중국의 도전도 물리칠 수 없다는 것도 인식했다. 6번의 상원의원과 8년 부통령 경험을 한 그가 택한 것은 미국의 리더십 회복(Renewing American Leadership)이었다. 리더십을 회복하려면 “미국이 돌아오고, 외교가 돌아오고, 동맹이 돌아와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유럽 순방을 통해 그의 이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의 목적은 서구를 하나로 묶어 단일 대오를 형성하여 세를 과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었다. 중국을 견제하려면 중ㆍ러 밀월 관계의 균열도 있어야 하기에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회담도 했다. 그는 유럽 순방을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각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는 중국 견제 의지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G7 공동성명에는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 보장, 홍콩의 자치 및 자유화 보장,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 그리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질서 변경에 대한 우려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코로나 19의 기원에 대한 재조사도 촉구했다. NATO 공동성명에서는 중국의 “명시적 야망과 공격적 행동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와 동맹 안보에 대한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이라고 명시했다. 중국을 안보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한 것은 NATO 창설 7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특히 내년에 열릴 NATO 정상회담에서는 NATO의 새로운 ‘전략개념’을 채택하기로 했다. 이는 NATO가 동유럽으로의 단거리 동진(東進)을 넘어 인태 지역으로의 장거리 동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ㆍEU 공동성명에서도 중국에 대한 견제는 계속되었다. 또한 미ㆍEU는 ‘무역기술위원회(TTC)’의 신설에 합의했다. 이 위원회는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등 신흥 첨단기술과 표준에 관한 중요 정책과 공급망 회복에 대한 정책들을 논의하게 된다. 중국의 기술 굴기 견제가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 중국 전선 구축에 강력히 반발했다. ‘내정간섭’, ‘핵심이익 침해’, ‘사이비 다자주의’ 등으로 비난했다. 미 상원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혁신경쟁법’을 통과시키자 중국도 지난 10일 미국 등 서방의 대중 제재에 반격하는 내용이 담긴 ‘반(反) 외국제재법’을 제정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 기간인 지난 15일에는 중국이 전투기, 폭격기,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대잠기 등 군용기 28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켜 대만을 포위하듯 비행하기도 했다.

중국은 7월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를 할 예정이고 미국은 올해 말 민주주의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중국이 양보하지 않는 한ㆍ미ㆍ중 간 긴장의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예정된 전쟁’을 저술했던 엘리슨 교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의한 미국과 중국 간의 충돌지점으로 남중국해, 센카쿠 제도, 대만해협, 한반도 등을 꼽았다. 지역의 긴장 휴즈도 뽑아야 하지만 한반도에서의 긴장 튜브도 바람을 빼야 한다. 기다리면 늦다. 먼저 움직여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이 우리에게 남긴 과제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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