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고등학교 담임교사가 학업 성취 의욕을 높이겠다며 해당 학년 전체 학생의 성적을 단체 채팅방에 공개해 인격권과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있다.
20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인천 A고등학교의 2학년 담임교사는 지난 3일 오후 3시께 2학년 전체 학생 196명의 성적 파일을 카카오톡 반 단체방에 공개했다. 이 파일에는 2학년 모든 학생의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과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성적은 학교에서 취급하는 개인 정보에 해당해 이를 유출하는 것은 인권 침해 사안으로 볼 수 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지난 4월 대학 교수가 단체채팅방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공개한 것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A학교의 자체 조사 결과 담임교사는 반 학생들의 학업 성취 의욕을 높이고자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교측은 담임교사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위원회 등에 회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학교 학부모 B씨는 “동의 없이 학생들의 성적을 단체 채팅방에 올리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며 “이에 대한 학교 측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달에도 인천 C고등학교에서 시험 문제에 이의를 제기한 학생의 성적을 교사가 다른 학생들에게 공개했다는 민원이 들어와 시교육청에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교육계 주변에서는 학생들의 성적을 중요 개인정보로 인식해 이를 철저히 관리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소년 인권 시민단체 아수나로 인천지부의 인해 활동가는 “성적 공개는 형식만 달랐을 뿐 그 동안 학생 면담을 할 때 공통되게 나왔던 문제 의식”이라며 “교육당국 차원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했다.
A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인천시교육청가정형Wee센터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추가적인 피해가 있지 않도록 학교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관련 내용을 알려왔고, 교육부 등에도 보고한 상황”이라며 “다음주 중 해당 학교를 방문해 재발 방지를 다른 학교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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