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이던 지난해 프로 수원 삼성 데뷔…근래 보기 드문 공격수로 급성장
“전도유망한 선수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성인 무대에 적응해 태극마크까지 달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최근 축구계 관계자들은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공격수 정상빈(19)을 향한 칭찬과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수원 매탄고 3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해 7월 준프로계약으로 수원에 입단,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첫 선을 보일때만 해도 ‘특급 유망주’ 정도로 여겼지만, 즉시 전력감으로 여기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정상빈은 지난 3월17일 포항전 선발로 나서 전반 38분 K리그1 데뷔전 데뷔골을 넣으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이어 울산, 전북 등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강팀들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상대 골망을 가르며 전국 축구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5월 한 달동안 수원 구단 유니폼 판매량 중 정상빈 유니폼이 417벌이나 팔려 권창훈, 염기훈, 김민우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한 점이 이를 입증한다.
리그 전반기 14경기서 4골 1도움을 기록한 정상빈에 대해 ‘올해의 영플레이어상 유력 후보’,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10대’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당초 정상빈은 U-23(23세 이하)인 올림픽 대표팀 발탁 여론이 강하게 일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백신 접종과 지난 3월 예비엔트리 조기 제출로 제외됐었다. 이 때만 해도 성인대표팀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4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정상빈을 깜짝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골문 앞에서의 적극성, 과감한 돌파 후에도 쓰러지지 않는 신체능력과 활동량 등이 고루 높게 평가받아서다.
결국 정상빈은 지난 9일 스리랑카전에서 후반 26분 김신욱과 교체돼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투입 6분만에 이동경의 중거리슛을 방향만 살짝 바꿔놓는 센스로 데뷔골을 기록했다. 이 골은 역대 34번째 A매치 데뷔전 데뷔골 기록이자 19세 75일의 나이로 A매치 최연소 득점순위 역대 8위에 올랐다.
정상빈은 “대표팀에 발탁된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데뷔전서 골까지 넣어 기쁨 두 배다.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소속 팀과 국가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로 오래 오래 남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몇년간 국내 축구에는 어린 아이에 최전방 공격수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드물었다. 이런 가운데 정상빈의 등장은 과거 이동국, 박주영 등 약관의 나이에 K리그를 정복하고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들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국내 축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권재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