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3리그 양주시민축구단이 ‘아시아 챔피언’ 전북 현대를 꺾는 대 이변을 일으켰다.
양주시민축구단은 26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전북에게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다.
양주시민축구단은 지난 2007년부터 K3리그에 참여한 구단으로 당시 포항 스틸러스의 중심이었던 수비형 미드필더 황지수가 사회복무요원 근무 당시 몸 담기도 해 관심을 모았다. 아울러 수원FC와 전북 등을 거친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조진수도 한때 양주에서 뛰기도 해 축구 마니아들에게는 유명세를 알린 팀이다.
양주는 이날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박청효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철저히 전북의 공격을 차단했다. 공교롭게도 양주의 감독도 ‘흑상어’ 박성배로 한때 전북에서 전성기를 보낸 K리그 대표 공격수였다.
전북은 U-22(22세 이하) 공격수 이성윤을 비롯해 골키퍼 이범영과 최희원 등 백업 선수 위주의 기용을 보였지만, 구스타보와 이용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도 많아 이번 경기에서 압승이 기대됐다.
하지만 전북은 경기 전부터 대비를 철저히 해 온 양주의 골문을 뚫지 못한 채 0대0으로 전후반, 연장전 120분을 마치고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양 팀 모두 양주의 김경훈, 전북의 한교원 등 한 명씩 키커가 실축했으며 각 팀 골키퍼들까지 키커로 들어서는 진풍경을 보였다. 결국 전북 골키퍼 이범영이 양주의 수문장 박청효를 넘지 못하고 실축하며 양주가 승리를 안았다.
이번 경기 승리로 양주는 FA컵 8강에 진출했다. 과거 1999-2000 시즌 프랑스 리그 FA컵에서 벌어진 ‘칼레의 기적’을 연상케 한다는 평이다.
당시 프랑스 4부리그 팀이었던 칼레는 선수 전원이 아마추어로 본업과 축구를 병행하고 있었지만 릴, 스트라스부르 등 쟁쟁한 명문 팀들을 꺾고 그 해 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양주시민축구단의 이번 FA컵 종착점이 어디가 될 지 벌써부터 도내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수원 삼성도 이날 승부차기 끝에 FC안양을 최종 스코어 0대0, 승부차기 스코어 4대2로 꺾고 8강에 올랐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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