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1. 김지연 작가

김지연_골무108(2017)

지난 2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영통구의 한 강의실에서 만난 김지연 작가는 규방공예 수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김 작가는 지난 2007년 전국적으로 퀼트 열풍이 불 때 ‘서양의 것’이 아닌 한국의 전통을 접하고 싶어 규방공예를 찾아나섰다. 또 매듭, 자수, 염색 등 다양한 규방공예의 매력을 알고 배우려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 김지연_기원2(2016)
김지연_기원

김 작가에게 규방공예는 자신만을 위한 예술이 아니었다. 주변과 이웃, 나아가 사회를 위한 예술 활동으로 확장해 나갔다. 한국서화협회에도 들어가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매년 4~5회의 단체전을 진행하고 1~2회의 개인전도 진행했다. 지역 주민과 같이 만든 작품으로 플리마켓을 열어 수익금을 기부하는 등 예술을 통한 사회봉사 활동도 이어왔다. 예술의 힘이자, 마법이었다.

▲ 김지연_달(2016)
김지연_달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해 3차례 개인전이 미뤄지고 준비했던 봉사활동이 무산됐지만 김 작가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꾸준히 오프라인 전시를 준비 중이다. 김 작가는 “더 많은 사람과 만나 소통하고 살아있는 전시를 접하게 하고 싶어 최대한 오프라인 전시를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지연_달(2018)
김지연_달

김 작가는 지난달 서화협회 회원들과 함께 붓글씨, 민화, 규방공예 등의 작품을 전시한 ‘국제현대미술대전’에 초대작가로 참여했다. 그동안 작가들이 작업했던 작품을 위주로 한 아카이브 전시다. 올해 하반기에는 지난해 진행하지 못한 개인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김지연 작가가 4~5년 전부터 꾸준히 작업해오던 ‘달 시리즈’의 새로운 면모를 만나볼 수 있다.

▲ 김지연_일렁이다, 꿈(2018)
김지연_일렁이다, 꿈

그는 여러 작가와 주민들과 해오던 사회봉사 활동의 공백을 달래기 위해 규방공예 줌 수업을 개설했다. 지난달 개설된 수업은 광교1동 주민센터에서 50대부터 70대까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하는 수업을 통해 김 작가는 다른 규방공예 수업과 차별을 두고자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지만 어디서든 쉽게 배울 수 없는 규방공예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예술은 나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코로나19로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소소한 취미생활이자 예술활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문화예술도 좋지만, 우리나라 전통 문화예술이 대중화 되길 바란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나누고 문화에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예술의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내가 예술을 지속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 김지연_초대 (2013)
김지연_초대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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