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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순 칼럼] 노인 놀이터 도입 공론화가 시급하다
오피니언 오현순 칼럼

[오현순 칼럼] 노인 놀이터 도입 공론화가 시급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에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5.7%이고 2025년에는 20.3%에 이르러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9년 기준 기대수명은 83.3년으로 2005년에 비해 약 5년 늘었다. 문제는 건강수명이 줄어들고 있다는 데 있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유병기간을 제외한 기간으로 2018년 평균 64.4년이다. 대략 17년간 질병, 부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기대수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를 줄이는 것에 더욱 관심을 두어야 하는 이유이다.

2009년 UN은 100세 장수의 삶을 누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유로 ‘호모헌드레드’ 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유발 하라리는 한 술 더 떠, 호모 사피엔스는 종말하고 호모 데우스가 지배하리라 전망했다. 알고리즘을 통하여 유전자와 질병을 분석하여 인간의 몸은 계속 업그레이드되어 불멸할 것이며, 신성의 호모데우스(신이 된 인간)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은 단순히 좋은 소식이기만 할까. 질병과 부상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오래 사는 것은 거의 재앙에 가까울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는 여전히 경제적 이익과 효율이 지배하고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노동력을 상실한 노인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언제나 뒷전이었다. 노인들을 시설에 격리시켜왔다. 시설, 공원 등에 설치된 운동기구들도 건장한 성인에 맞춘 기구들이 대부분이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사회참여가 가능하게 돕는 개방형 놀이터를 만들고 노인의 신체적 조건에 맞는 놀이, 건강 기구들을 설치하고 있는 외국과는 사뭇 다른 접근이라 할 수 있겠다.

미국과 유럽의 노인 건강정책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우선이다. 지속적인 운동으로 균형 감각과 운동 능력을 향상시켜 자신감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노인의 정신건강과 자신감을 증진시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달팽이관의 노화에 따른 낙상 사고 가능성과 낙상에 대한 공포가 노인들의 행동 제약한다는 문제점에 초점을 맞춰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 시설에만 있으면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문제 등의 노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결국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1유로의 예방 조치에 투자하는 것이 10유로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보고 고관절 수술비용 약 3만유로(약 4천만원)를 넘어지거나 골절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인 놀이시설 제공에 쓰고 있다. 영국은 2008년 맨체스터의 하이드파크에서 노인 놀이터를 조성하였고, 스페인은 카탈루냐 주에만 500개의 노인놀이터 시설이 있다. 한마디로 한국의 노인정책이 얼마나 근시안적이고 편의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살만큼 살았으니 슬퍼하지 말라’며 달력 뒷장에 유서를 쓴 뒤 장례비 250만 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는 노부부의 동반자살 뉴스는 큰 충격이었다. 노인자살은 급증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자살률이 10만 명당 80명으로 OECD 평균인 20명보다 4배나 높다. 그런데도 여전히 자살방지 재정의 주요 쓰임새는 전철과 지하철의 스크린도어 설치이다.

노인의 건강하고 존엄한 삶은 우리 사회 공동의 책임이다. 노인놀이터 도입 공론화를 시작으로 기존 노인 정책에 대한 성찰과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

오현순 공공의제연구소 오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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