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플랫폼시티·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도시구조 엄청난 변화 대비
올해 역삼동ㆍ죽전1동ㆍ상현1동 ‘분동’… 인구 44만명 기흥구 ‘분구’도 추진
용인시에 분구(分區)ㆍ분동(分洞)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계속되는 인구 유입이 행정서비스 질의 저하로 이어지며 분동ㆍ분구가 주민 숙원사업으로 급부상하면서다.
용인시는 지난 2010년 8월 신갈동에서 영덕동을 분리한 뒤 10년 동안 31개 읍ㆍ면ㆍ동 체제를 이어왔다. 비슷한 인구 규모의 수원시(44개동)와 고양시(39개동), 성남시(50개동)와 비교하면 용인시의 행정구역 수는 월등히 적은 수치다. 또한 특례시로 함께 출범한 경남도 창원시 역시 58개동 체제로 용인시와 극명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흥구 보정ㆍ마북동 일대에 용인플랫폼시티, 원삼면에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등이 조성되면서 대규모 인구 유입이 예상되고 있어 행정구역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분동(分洞)’ 급물살
시는 지난 2019년 기흥구 영덕동, 상갈동, 동백동의 분동을 추진했다. 당시 동백동 인구가 8만973명으로 과천시(5만8천142명)보다 2만2천831명이나 많았다. 하나의 동(洞)이 하나의 시(市)보다 규모가 큰 셈이다. 아울러 상갈동(4만5천235명)과 영덕동(4만4천241명)도 당시 강원도 삼척시(6만8천326명), 충남도 계룡시(4만3천731명) 등 웬만한 지자체보다 많은 인구를 보유했다.
이렇다 보니 소규모 시ㆍ군보다 많은 인구를 보유한 과대동의 경우 양질의 행정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는데다 읍ㆍ면ㆍ동별 인구수 차이로 시민들에게 균등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문제가 따라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9년 백군기 용인시장이 취임하며 분동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시는 분동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용인시 지명위원회 등을 거쳐 신설 4개동의 명칭을 정하고, 시의회 임시회에서 최종 확정돼 용인시의 읍·면·동수는 31개에서 35개로 늘어났다. 4개동은 지난해 1월26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1주년 맞은 기흥구 분동, 점수는 ‘합격점’
용인시 기흥구 영덕2동ㆍ보라동ㆍ동백1동ㆍ동백3동이 분동으로 신설된 지 1년차를 맞았다. 결과는 합격점이다. 행정서비스를 영위하는 주민들의 만족도가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시가 지난달 14~22일에 해당 동 주민 4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분동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참가 주민 440명 중 343명(79%)이 분동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분동 이후 만족하는 행정서비스 분야로 행정복지센터의 접근성 향상(4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민원처리기간 단축(40%), 시정의 신속한 홍보(8%)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호평 속 지난달 28일에는 영덕2동, 보라동 등 4개동 분동 1주년을 맞아 ‘시민과 함께하는 4개동 돌 맞이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는 분동 1주년을 맞아 주민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민원 및 건의 사항 등을 듣고자 마련돼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전영식 보라동 통장협의회장은 “보라동은 오랜 기간 행정동으로 상갈동에 소속돼 등본을 하나 발급받으려 해도 행정복지센터가 멀어 애로사항이 많았는데 분동 이후 접근성과 민원 처리 속도 등이 향상된 것을 실생활에서 체감하고 있다”며 “보라동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용인시 올해도 분동ㆍ분구 적극 추진…‘35개동→38개동’
용인시가 촘촘한 행정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는 역삼동ㆍ죽전1동ㆍ상현1동의 분동(分洞)에 나선다.
시는 지난해부터 다수 유입인구가 예측되는 인구 과대 3개 동인 처인구 역삼동, 수지구 죽전1동, 수지구 상현1동 등에 현지조사를 벌여왔다.
반도체클러스터와 플랫폼시티 등 대규모 사업들이 들 어서면서 인구의 추가 유입이 예상되고 , 지난해 기준 처인구 역삼동 인구가 4만4천여명, 수지구 죽전1동 5만6천여명, 수지구 상현1동 4만8천여명에 육박해서다. 특히 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역삼동 인구는 7만8천여명까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대동의 분동이 시급한 상황이다.
시는 연내 목표로 이들 3개 동의 분동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상반기 내 기본계획안을 수립하고 나서 주민 의견 및 시의회 의견을 청취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에 따라 3개 행정동을 각각 2개 행정동으로 분동해 효율적인 대민서비스 제공과 복지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분동을 통해 용인시는 110만 특례시에 걸맞은 광역행정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한편 이번 분동으로 용인시의 읍·면·동수는 35개에서 38개로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인구 44만여 명에 육박한 기흥구에 대한 분구도 진행 중이다.
시는 108만 대도시 광역행정체제를 구축해 행정의 효율성과 적시성을 극대화하고, 행정수요의 광역화에 대처하기 위한 사안으로 이미 지난 2014년 11월 말 이후 기흥구 시민이 40만명 초과해 법적 분구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시는 이에 지난 2019년 5월 용인시정연구원에 분구 설계방안을 위탁해 본격적인 분구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2월에는 기흥구 분구 기본계획서와 실태조사서를 경기도에 제출했고, 도는 기본계획서 검토를 거쳐 분구의 승인안을 행정안전부에 건의했다.
다만 분구 승인권자인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의 신규모델을 마련하지 않고, 분구에 대한 미온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아직 구체적인 회신은 오지 않은 상태다. 시는 행정안전부가 고려하는 지자체별 특수여건을 감안해 기흥구 분구를 승인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지속적 협의할 예정이다.
백군기 시장은 “행정 수요 급증에 따른 과밀화 문제를 해소하고 행정·복지 서비스를 향상하기 위해 분동한 지 벌써 1년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더 가깝고 더 편리한 행정·복지 서비스를 제공해 ‘사람중심 새로운 용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ㆍ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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