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오늘 더’…가능성 입증한 수원 ‘성골’ 김태환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수원삼성의 윙백 김태환(21)에게 2020년은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한 해였다.

2019년 고졸 신인으로 팀에 입단하자마자 시즌 초반 깜짝 선발 출전했지만 울산, 전북 등 리그 내 강팀들을 상대로 맥없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유망주는 유망주일뿐’이라는 혹평만 남긴 채 R리그(2군)에서 기약없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던 중 지난 시즌 중반 주승진 감독대행과 박건하 감독(50) 취임 이후 기회를 받으며 18경기에 출전해 팀의 우측 윙백 자리를 꿰찼다. 더욱이 그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 J리그의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상대로 터뜨린 왼발 중거리슛은 전국의 축구팬에게 그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지난 6일 수원삼성의 경남 거제 전지훈련에서 만난 김태환은 “이제 겨우 시작이며 아직 더 보여드릴게 많다”라며 “코칭스태프께서 제 장점을 높게 평가해주시고 기회를 주신 덕분에 지난해 마무리가 좋았다”라고 말했다.

팀에서 김태환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는 그가 양발을 사용하는 풀백ㆍ윙백이라는 희소성 외에도 수원의 유스팀인 매탄중ㆍ매탄고를 거친 ‘성골’이라는 점이다. 팀 차원에서 어린 시절부터 애지중지 키워 온 유망주인만큼 그의 성장세가 더욱 반갑다. 아울러 매탄고 출신 선배인 부주장 민상기(31)와 공격수 김건희(26), 유주안(23)외에 후배인 강현묵(20), 손호준(19) 등이 많아 일찌감치 팀 분위기에 적응한 상태다.

현재 팀 전술상 그가 원하는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박건하 감독의 3-5-2 포메이션에서 김태환은 오른쪽 윙백으로 출장해 팀 공격에 적극 가담한다. 유사시에는 경기장 가운데로 드리블 후 왼발 슈팅을 날리는 등 상대 골문을 위협하기도 한다. 팀내 오른쪽 센터백 장호익(28)이 자신처럼 풀백ㆍ윙백 출신이라 대인마크와 기동력으로 그가 공격에 나간 사이 자리를 메워줄 수 있어 김태환의 공격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김태환은 “양발 사용이 능숙하다보니 좋은 슈팅각도를 만드려고 노력했다”라며 “보다 더 적극적인 공격에 나설 수 있는 윙백 자리가 편하다보니 자신있는 플레이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올해 올림픽 출전 ▲내년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팀내 주전 윙백으로서의 입지 다지기 등 수많은 과제와 마주한 채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지난달 5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진행한 올림픽 대표팀(U-23) 전지훈련에 소집돼 김학범 감독의 눈에 든 점은 호재다. 동일 포지션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젊은 자원이 많지 않아 2~3살 위 형들을 상대로도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를 보였다. 여기에 내년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과 팀내 주전 경쟁 전망도 밝다.

김태환은 “나보다 나이가 많고,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본 건 소중한 경험”이라며 “올림픽 대표팀에서는 풀백으로 뛰었는데 수비적인 면도 소홀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시즌 ACL 출전이 선수로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라며 “코칭스태프와 팬들이 두터운 신뢰를 보내주시고 있는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으로 찾아뵙겠다”라고 말했다.

거제=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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