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국내 첫 발견 ‘비상’…영국발(發)항공편 운항 중단

28일 오후 고양시의 한 종합병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탑승한 구급차가 들어가고 있다. 윤원규기자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확인된 28일 오후 고양시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입국한 일가족 4명 중 80대 남성이 이 병원에서 숨진 뒤 코로나19 사후 확진판정을 받자 방역당국이 변이 바이러스 분석에 들어가는 등 비상이 걸렸다. 윤원규기자

영국발(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해당 변이 바이러스는 현재 국내에서 유행 중인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1.7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영국발 항공편 운항 중단을 1주일 연장하는 등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2일 영국에서 입국한 일가족 3명의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다가 입국했으며, 입국 당시 공항 검역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생활을 해 온 만큼 지역사회와 접촉은 없었다. 이 때문에 방대본은 이들 가족으로 인한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전파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8일과 이달 13일 영국에서 입국한 고양시 일가족 4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대한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에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치명률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염력이 70% 증가한다고 알려졌으나 중증질환 또는 사망률 증가를 초래한다는 증거는 없고, 백신이 방어하지 못한다는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염력과 전파 속도는 높을 수 있지만 중증도를 높이거나 백신 효과를 없앤다는 근거는 없고, 아직 초기 상태라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한 달간 유럽에서 들어온 사람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한다”며 “지역사회의 감염이 계속 확산하는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까지 퍼지면 감당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정부는 현재 시행 중인 영국발 항공편 운항 중단은 내년 1월7일까지 1주일 연장하고 향후 추이를 점검하며 운항 중단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영국ㆍ남아공발 입국자(경유자 포함)에 대해 ‘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제출 대상을 내국인을 포함한 모든 입국자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외교ㆍ공무, 인도적 사유 이외의 신규 비자 발급도 함께 중단한다. 영국발 입국자는 기존 격리면제서 발급 제한 기간을 한시적으로 연장한다. 남아공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격리면제서 발급 제한을 함께 적용할 예정이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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