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여주시 도로개설로 30년 터전 잃고 보상도 못받아"

이주석 농기계 수리센터 대표

“수십년을 이곳에서 농기계를 수리하면서 다섯 식구 생계를 책임졌습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영업보상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쫓겨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여주시 가남읍에서 농기계 수리와 임대ㆍ위탁영농을 30여년 동안 이어온 이주석 덕성농기계수리센터 대표는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여주시로부터 사업장이 도로개설부지에 70% 이상 편입되면서 영업보상을 한푼도 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14일 여주시에 따르면 이곳에는 경기도와 여주시 등이 철도(중부내륙선) 가남역을 조성하면서 333번 지방도와 연결하기 위해 새로 도로를 개설하고 있다. 덕성농기계수리센터 전체면적 2천300여㎡에서 1천650여㎡가 도로부지로 편입된다는 게 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남역은 내년 8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사업장부지 전체가 지목이 농지로 돼 있어 턱없이 낮은 감정평가 금액으로 책정됐고 30여년 동안 이곳에서 농기계수리와 임대ㆍ위탁영농을 운영하면서 자녀 3명을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다섯 가족 생계를 지킨 생활터전인데도 영업보상을 한푼도 안 줘 빈손으로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덕성농기계수리센터는 농지에 가설건축물 형태로 30여년 전부터 영업해왔다. 경기도와 여주시의 입장은 이곳은 현재 무허가 건축물로 돼 있고 농기계수리업을 운영하면서 발생한 과세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과세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곳에서 지역 농민들의 고장 난 농기계 수리와 임대사업, 고령의 농민을 위한 씨앗 파종부터 농작물 수확까지 모든 과정을 돕는 위탁영농까지 병행하면서 수리비 등을 쌀로도 받고 수확한 농산물로도 받아 가족들의 생활비와 농기계 할부금 등으로 수십년 동안 사용하고 생활해 왔다”며“농산물과 농업용 기계수리비 등은 비과세대상으로 간이 과세자로 등록돼 과세자료가 발생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역 농민과 가족이 함께 이곳에서 수십년 동안 생활비와 농기계 임대 및 구입비 등을 지출해왔는데 이제 와서 입증자료가 없다고 영업보상을 한푼도 인정해 줄 수 없다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매년 농지 50여만㎡ 위탁영농 등으로 1억5천만~2억원을 벌어 생활해 왔는데 영업보상을 못해준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겠냐”고 덧붙였다.

한편 덕성농기계수리센터 앞에선 경기도와 공사구간을 나눠 여주시가 지방도 333호선과 가남읍 철도역을 연결하는 도로개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여주=류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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