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페어플레이 경기_ Play 교통안전, Out 보험사기] 8. 용돈벌이로 번지는 보험사기

지난달 의정부경찰서는 100차례 넘게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약 10억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A씨(26)를 체포했다. 지역에서 ‘보험빵 대통령’으로 불린 그와 연결된 공범만 무려 107명에 달했다. 이들은 한 차에 4~5명씩 탄 채로 다니다가 차선변경 위반 등 교통법규를 어긴 차량을 노려 일부러 충돌한 뒤 합의금을 뜯어내는 수법을 썼다. A씨는 당초 지역 선후배를 모집해 범행을 저지르다 이후 SNS를 통해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청년들을 공범으로 모집했다. 경찰은 총책 A씨 등 6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02명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포천경찰서는 이달 26일 총 11회 고의 사고를 내 1억5천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보험사기단 35명을 붙잡았다. 이들 역시 총책 B씨(21)를 비롯한 모두가 스무살 안팎의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포천시, 의정부시 등에서 차선을 변경할 수밖에 없는 구간을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 옆 차량이 이들의 주행차로를 살짝 침범하면 고의로 충돌하는 수법이다. 이들도 승용차에 항상 5명을 꽉 채운 채 범행을 저질렀다.

A씨와 B씨 일당은 모두 사고가 난 후 일반 의원보다 진료비가 비싼 한방병원에 입원하는가 하면, 합의를 안해줄 경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겠다고 협박하는 등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

10~20대 청년들이 용돈 벌이를 위해 보험사기에 손을 뻗고 있다. 이들이 SNS를 통해 공범을 찾는 등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보험사기 적발통계’를 보면 2019년도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9만2천538명으로 전년도(7만9천179명)보다 1만3천여명(17%) 급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매일 253명이 보험사기를 저지른 셈이다.

보험사기 가담자 중 대다수는 범죄라는 인식 없이 단순히 용돈을 벌고자 참여한 ‘바늘 도둑’이다. 지난해 보험사기 중 피해액이 1천만원 미만이 84%고 100만원 미만도 30%가량 차지한다.

최근에는 A씨와 B씨의 사례처럼 10~20대가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SNS를 중심으로 ‘ㄷㅋ(뒷쿵) 구합니다’, ‘보험금 타는 쉬운 방법이 있다’ 등 보험사기를 위한 조직원 모집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현대해상 보험조사부 채경환 조사실장은 “과거 조직폭력배들의 사기 수법이 SNS 등을 통해 대중화되면서 청년들한테까지 퍼진 것”이라며 “권유를 통해 참여한 사람이 또 다른 그룹을 구성해 다시 범행을 저지르는 일이 반복, 보험사기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저지르는 범죄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보험사기 조장 온라인 게시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보험사기 관련 기획조사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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