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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근 칼럼] 아파트 가격만큼 그 가치도 생각해야 한다
오피니언 오상근 칼럼

[오상근 칼럼] 아파트 가격만큼 그 가치도 생각해야 한다

최근 아파트 문제로 정국이 매우 소란스럽다. 지난 30년을 건축 품질과 안전을 교육하고 연구해온 사람의 입장에서 아파트의 물질적 가격과 실질적 가치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고 싶다.

골동품, 예술품은 주로 특수 부유층에서 관심을 가지지만 그 속에 녹아 있는 작가나 장인들의 정신적 세계, 역사적 가치, 작품성, 희귀성 등등 소장할 만한 가치에서 가격이 결정되고, 점점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작금의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은 무엇 때문에 오르는 것일까. 모두 이 현상을 비정상적이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가격 오름 현상을 대놓고 문제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속내 복잡한 상황이 전 국민의 마음속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미 집을 가진 사람과 사야만 하는 사람의 심리적 갈등과 대립도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골동품과 예술품 가격은 작품성, 희귀성, 역사성, 그리고 작가의 유명성의 가치에 비례하고, 자동차는 안전성, 디자인, 브랜드 가치에서 그 가격과 인기가 결정되지만, 우리가 그토록 평생을 갈망하고, ‘영끌’이라도 해서 사야만 하는 아파트는 무엇이 그 가격과 가치를 결정하는가. 작품성, 희귀성, 역사성도 아니고, 안전성, 디자인성, 브랜드도 아닌 것 같다. 예전에는 학군, 강남, 수도권, 대도시 등 지역성이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것도 아닌 전국적 현상이 되어버렸다.

주택은 우리의 인생에서 행복 삶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이며 기초적으로 필요한 3가지 필수품 의(依) 식(食) 주(住) 중의 하나이다. 그러면 한 명의 인간으로서 현재의 아파트가 나의 주택으로써 나의 인생과 삶에 어떠한 행복을 주며 가치가 있는지, 그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를 한번은 생각해 보아야 할 시기이다. 우리나라에 건설된 아파트 중 제대로 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할 만한 가격의 아파트는 얼마나 될까. 같은 크기임에도 6억, 9억, 15억, 20억, 30억의 가격 차이는 작품성일까, 역사성일까, 희귀성일까, 안전성일까, 쾌적성일까 그리고 나에게 주는 행복감, 만족감, 안정감을 어느 정도일지를 생각해보면 딱히 그 가치를 찾을 만한 아파트는 많지 않다.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는 아니다. 비싼 만큼 그 가치가 있어야 한다.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집주인으로서, 세입자로서 구조 안전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층간 소음을 위아래 집의 갈등 불안에 살지 않고, 누수와 결로 문제로 건설사와 지루한 손해 배상 소송 전을 벌이지 않고, 정말 AI 스마트 기술로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아파트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은 아무것도 완전하게, 자신이 있게 해결된 것은 없는 것 같은데 그 가격은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

내가 살던 아파트는 미래 누군가가 행복한 보금자리가 된다. 아파트의 가치는 집주인으로서의 책임감, 사용자로서의 책임감이 함께해야 올라간다. 우선 당장 집값 떨어진다고 안전과 하자문제를 쉬쉬하거나 적당한 배상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내 집의 결함을 숨기고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 불편을 주어서도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공급 위주의 정책으로 가야 하는 현실에서 주택의 실질 가치가 상실되고 가격만 오르고 올리면서 결국은 많은 사람이 불편과 서러움에 가슴 멍드는 구조물에 불과할 것이다. 대다수 국민은 아파트가 어떻게 지어지고, 만들어지는지 기술적으로 잘 모른다. 내가 사는 아파트가 품질과 안전 문제의 골칫거리로 전락하지 않고 행복한 삶의 도구로 활용되도록 공급자, 만드는 자, 사용자가 함께 노력하여야 한다.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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