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누구보다 책임감을 갖고 생명을 구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수상안전강사봉사회 소속 김순배 강사(73ㆍ수원)는 지난 1970년 ‘강사봉사원’으로 입회한 이래 50년간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과거 군 복무 시절, 휴가를 보내려 충남 서산 만리포해수욕장을 찾았던 김 강사는 풍경 사진을 촬영하던 부부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다. 즉시 물속에 뛰어들어 부부를 구출한 김 강사는 두 사람을 모두 구해냈지만 여성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당시 CRP(심폐소생술)이란 개념조차 미미하던 상황. 김 강사는 소방관이었던 선친의 영향으로 배웠던 매뉴얼을 더듬더듬 떠올리며 인공호흡을 시작했다. 과거를 회상하던 김 강사는 “그때 꺼져가던 생명을 살렸다는 보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이후 수상안전교육에 빠져 50년을 보냈다”며 “과거에는 수상안전에 대한 인프라가 부족해 교육은 물론이고 나 하나 훈련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적십자 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 수많은 강사가 또 다른 후배 강사를 양성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 강사의 선행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2012년 2월 설 연휴를 맞아 기찻길에 올랐던 그는 열차 안에서 쓰러진 임산부를 발견했다. 허나 누구도 구조 요청이나 응급 처치를 하지 못해 방관하기만 할 뿐이었다. 응급구조교육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던 김 강사는 임산부가 의식을 찾도록 조치를 취했으며 이윽고 임산부와 태아까지 총 2명의 생명을 살려냈다.
김순배 강사는 “수영장, 저수지, 하천, 산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누구나 숱한 고초를 겪을 수 있다. 나 자신과 타인을 살리기 위해 생명을 구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이는 많지만 적십자 안전교육활동을 통해 후배들을 양성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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