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으로 성난 여론의 관심을 돌리고,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며 부동산대책으로 꺼낸 정부와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및 ‘공공기관 2차 이전’ 카드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행정수도 이전’ 재추진을 공약으로 내걸라”고 역제안하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서울은 미국의 뉴욕처럼 경제 중심으로 만들고 세종은 워싱턴처럼 행정 수도로 전환하겠다고 뒷걸음질쳤다. 이해찬 당 대표의 말실수(천박한 도시, 서울)가 한몫했지만 시민단체와 전문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덮으려는 정국 전환용이란 비판이 유효했다. 한편, 그간의 공공기관 지방이전도 중앙정부의 일괄 배치로 ‘지역 나눠주기’ 식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정치권에 맡길 문제인지부터 따져볼 때다.
시발은 김태년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7월 20일)이었다.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했을 때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2차 이전문제도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점화됐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대통령에게 “현재 수도권 인구 집중도는 고도 비만 상태”라며 2차 이전계획을 보고하자 삽시간에 여권으로 확산했다. 그러나 ‘서울 불패론’은 여전했고 세종시의 집값도 들썩였다. 또 최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혁신도시 15년의 성과평가와 미래발전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면서 다시 수도권 인구가 순증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수도권의 인구 분산은 요원해 보인다. 정책 수정이 불가피하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만약 행정수도 이전이 추진되면 그간 서울 등 수도권을 옭아맸던 각종 규제를 풀 수 있을까. 그러나 ‘국토교통부 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27조 및 시행령 제31조) 향후계획을 보면 황당하다.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및 국가균형발전과 관련한 민관협력 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란다. 정부여당의 ‘행정수도, 세종’, ‘경제중심수도, 서울’ 주장이 얼마나 빈말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게다가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은 쌍끌이를 다짐하고 있어,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갖춘 수도권 도시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는 게 확연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천시가 지역경제 생존 차원에서 준비한 ‘인천공항경제권’ 추진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서구에 있는 항공안전기술원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경남 정치권이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을 극렬히 반대해서다. 올해 선정될 ‘공항경제권 시범공항’ 역시 경남이 가져갈 거란 소문이 무성하다. 이미 선진국도 버린 수도권 규제 속에서 정치하려는, 지방분권 시대를 역행하는 낡은 세력을 퇴출시켜야 한다. 이제 인천 주권을 찾을 때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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