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상주전서 2명 빠지고도 투혼으로 극적 동점 일궈
벼랑 끝에 몰리면 발동하는 인천의 ‘생존본능’이 또다시 살아났다.
인천은 지난 11일 인천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1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홈 경기서 지언학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팀은 여전히 최하위(3무3패ㆍ승점3)에 머물러있지만, 인천팬들은 “잔류를 위한 인천의 ‘생존 DNA’가 드디어 깨어났다”고 반겼다.
인천은 시즌 초반부터 공ㆍ수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이후, 3라운드부터 불명예스러운 8연패 수렁에 빠졌었다.
9라운드 서울과의 원정서 0대1로 패해 임완섭 감독이 중도 사퇴했고, 이로 인해 췌장암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던 유상철 명예감독이 복귀 의사를 밝혔다가 하루 만에 무산되는 헤프닝을 겪기도 했다.
인천은 임중용 수석코치가 대행으로 나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쇄신하려 했지만, FA컵 3라운드(32강)서 수원FC에 패해 탈락했고, 리그 10라운드서 울산에 패하는 등 분위기 반등에 실패했다.
이에 축구팬들은 4연승을 달리던 상주와의 11라운드서 인천의 패배를 예상했다. 인천은 후반 2분 상주 오세훈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이끌렸다. 인천은 만회골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후반 4분 이제호가 퇴장한 뒤, 16분에는 송시우마저 경고 누적으로 퇴장하면서 수적 열세를 떠안았다. 두 명이 빠진 상황에서 총력을 기울인 인천은 후반 추가시간 지언학이 팀을 9연패 목전서 구하는 동점골을 터뜨렸다.
매 시즌 강등권에서 힘겹게 잔류를 위한 전쟁을 치러온 인천은 벼랑 끝에 몰리면 더 힘을 내 ‘잔류왕’이라 불리는 이유를 이날 다시 한번 보여줬다.
승강제가 도입된 이후 단 한 번도 K리그2로 강등되지 않은 유일한 시민구단인 인천이지만, 올 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수도 줄어든 데다 초반부터 연패 늪에 빠져 ‘이번에는 정말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상주전서 인천이 보여준 모습은 생존왕의 절실함이 절절히 묻어났다. 수적 열세도 아랑곳하지 않고 패배를 끊어낸 인천의 과제는 이제 살아난 ‘생존 본능’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인천이 또 한 번의 기적과 같은 ‘잔류 드라마’를 연출할지 관심사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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