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일상의 큰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다수의 관중과 관객이 밀집하는 스포츠와 문화예술 분야는 무관중, 무관객으로 영상을 송출하는 형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최근 개막한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미국 전역에 중계되는 등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 프로축구도 해외로 송출되고 있다.
경마도 해외 수출에 문이 열렸다. 지난 2013년 그랑프리 경주를 시범적으로 수출하며 시작된 ‘K-경마’의 수출 성과가 경마 재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기지개를 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한국 경주를 수입, 송출해 팬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해외 국가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경마 시행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마사회의 시선은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향해있다. 이에 마사회는 한국 경마의 성장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지속 가능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경마실황 수출, 해외 시장개척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2014년 싱가포르와의 첫 수출 계약으로 물꼬
경주 수출 사업은 한국 경주실황과 경마정보를 해외에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현지에서 발매된 마권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수익으로 얻는 사업이다.
경주 수출 사업의 첫 물꼬는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 시작됐다. 마사회는 2013년 12월 그랑프리 경주를 싱가포르에 수출하며 본격적인 ‘수출 로드’를 개척했다. 그랑프리 경주에 싱가포르 현지 매출액은 29만 싱가포르 달러, 원화로 약 2.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싱가포르 자국 시행경주 평균 매출액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양국 관계자들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국 경주 싱가포르 배급 국영업체인 싱가포르 풀즈의 사이먼 레옹(Simon Leong) 이사는 “2014년 싱가포르에서 한국 경주를 처음으로 수입 발매하기 시작했으며, 수입 이후 세계 경마팬들이 한국 경마 특유의 박진감과 파워풀한 매력에 빠진 것 같다”고 한국 경마의 우수한 상품성을 강조했다.
싱가포르에서의 성공적인 성과를 경험한 마사회는 경주수출의 사업성 및 수출을 통한 한국 경마 홍보 등의 청사진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수출 사업 추진에 돌입했다. 2014년 싱가포르 경마 시행체(Singapore Turf Club)와의 경주수출 계약을 시작으로 프랑스, 말레이시아 등에 시범 수출을 성공적으로 체결했으며 2015년부터는 경주 수출 업무를 전담하는 해외마케팅팀을 신설해 해외 수출 관련 조직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전 조직적 차원에서 인적 역량 강화에 나서자 가시적인 성과가 두드러졌다. 2016년 호주와의 경주수출 계약 체결이 바로 그 중 하나다. 호주는 시내 곳곳에서 마권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경마가 레저로 자리 잡은 경마 선진국으로, 한국 경마의 호주 진출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2017년에는 호주에 수출하는 경주일 수를 늘리고 미국에까지 진출, 정기 수출을 개시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인근 국가를 공략, 캐나다와 뉴질랜드에 수출을 개시하며 아시아, 오세아니아, 미주, 유럽 4대륙에 안정적 수출국가 군을 마련했다. 2019년에는 남미 국가 최초로 칠레에 시범 수출을 일궈냈다. 한국마사회는 칠레 경마 시행체(Hipodromo Chile)와 계약을 맺고 제38회 그랑프리 대상 경주가 열린 2019년 12월8일 일요일에 펼쳐진 서울 全 경주(총 11R)를 칠레에 수출했다. 같은 날 홍콩에서도 4개의 국제경주가 열렸지만 칠레는 한국 그랑프리 경주를 선택했다.
■ 올해는 全 대륙 수출을 목표로 달린다
2014년 싱가포르에 최초로 한국 경주를 수출한 이후 현재 4개 대륙(아시아,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14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100년 남짓한 경마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가 경마 종주국인 영국을 비롯한 미국, 홍콩 등 경마 선진국들에 경주실황을 역으로 수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경주실황 수출로 현지에서 발생하는 매출 또한 2019년 기준 760억 원 수준으로 이는 수출 첫해인 2014년 대비 4배 이상의 수치다. 수출 경주 수도 첫해 227경주에서 2019년 기준 5천285경주로 비약적인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칠레 시범 수출을 통해 남미 현지에서 한국 경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올해 초에는 칠레 인근의 남미 4개국(브라질, 페루,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에서 한국 경주 수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또 마사회는 지난 2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개최된 ARC(Asian Racing Conference)에 참석해 개최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한국 경주를 시범 수출키로 협의를 완료해 이제는 한국 경마를 全 대륙의 경마 팬들에게 선보일 장밋빛 미래도 머지않았다.
마사회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모니터링하며, 타 국가들의 비즈니스가 정상화 되는대로 남미 국가들 및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송출방식, 비용, 발매방식 등 세부 조건을 조율해 나가며 수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처럼 경주 실황 수출은 한국 경마의 국제 인지도 향상뿐만 아니라 한국 경마 시스템과 경주마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새로운 수출산업 분야 개척에도 기여하고 있다.
■‘K-경마’ 주목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 김낙순 회장 ‘경주 수출 분야가 미래 성장 동력’
지난 2월23일부터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선제적인 경마 미시행 조치로 매출 감소가 분명한 상황 속에서 해외 수출 사업이 하나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경마 재개 이후 코로나 팬데믹 완화 시, ‘K-경마’에 대한 해외경마 시행체들의 주목도가 높은 상황을 활용하여 全 대륙 해외수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낙순 회장은 “100년의 역사를 향해 가고 있는 한국 경마가 경주 수출 분야를 필두로 해외 사업 진출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全 대륙 수출 달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뛰고 있는 경주 수출 사업 분야가 한국마사회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김형표 기자
사진=마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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