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가 들어온다고 해서 투자했는데, 몇 년 동안 은행 이자만 내고 있습니다. 이 피해는 누가 보상해 주나요.”
A씨는 지난 2015년 인천 영종도 운북동 미단시티 내 상업업무용지 1만1천570㎡(약 3천500평)를 200억원에 매입했다.
그는 당시 시저스코리아복합리조트가 들어설 것이란 기대감에 거액을 투자했지만, 사업은 6년 넘게 지지부진한 상태다.
A씨는 “카지노 등을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보고 거액을 투자했는데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만 5억원 넘게 냈고, 매입 대금 이자도 엄청나다”라며 “1~2개월도 아니고 수년째 사업에 진척이 없다 보니 은행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내 미단시티 개발이 10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투자자(토지주)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31일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1월 기준 미단시티 토지 매각은 148만6천㎡(가처분 토지 제외) 중 73만6천㎡으로 49% 수준에 불과하다.
미단시티는 도시공사가 2006년 운북동 269만㎡ 부지에 1조417억원을 들여 조성하기 시작했다.
도시공사는 2007년 4월 미국 카지노 기업 시저스, 인도네시아 리포그룹과 합자법인을 꾸려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10년이 넘게 토지매각률은 5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사업이 장기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교통망 등 부실한 기반시설로 투자자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다.
여기에 핵심 시설인 시저스코리아복합리조트 공사는 2개월째 멈춰 선 상태다.
2016년 리포그룹을 대신해 새로운 투자자로 나선 중국 푸리그룹이 최근 시저스 측과 자금 조달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도시공사가 장기적인 계획 없이 땅 팔기에만 급급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미단시티 내 주택용지를 매입한 B씨는 “도시공사만 믿고 투자했는데 이러다 망하게 생겼다”며 “미단시티 개발이 정상화하려면 우선 빠른 시일 내에 시저스코리아복합리조트를 완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영종하늘도시와 미단시티를 잇는 순환도로나 영종지역 셔틀버스 등 교통망 확충을 통해 인근 카지노와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그래야 투자자들이 들어오고 미단시티 개발이 정상화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관계자는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2019년 4월부터 새로운 콘셉트를 찾기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당초 큰 틀만 조정하려다가 장기 미매각 토지에 대한 수요자를 발굴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전체적인 콘셉트를 조정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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