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파가 생각보다 강하다. 관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던 극장가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이틀째 관객 수가 3만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경신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7일 극장을 찾은 총 관객 수는 3만6851명을 기록했다. 전날 3만64477명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이달 들어 기록한 최저 관객이다.
본격적인 관객 수 집계가 이뤄진 지난 2004년부터 살펴보면 2004년 3월 29일 2만6750명이 역대 최저 관객 수다. 문제는 좀처럼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볼 때 16년만에 역대 최저치를 돌파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신작들이 개봉을 미루면서 극장을 찾을 유인마저 줄었다. 한국영화 '사냥의 시간'은 아직 개봉일을 정하지 못하고 있고, 007 시리즈 신작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는 오는 11월로, '분노의 질주' 9편은 아예 내년 4월로 각각 개봉을 연기했다.
일부 해외 영화 또는 국산 독립영화들이 어쩔 수 없이(?) 예정된 개봉일을 지키고 있지만 대작들이 없는 상황에서 극장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이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이다. 결국 이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돼야 지금의 위기도 끝이 날 수 있다.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는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씨네Q는 신도림점을 대상으로 18일부터 좌석간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CGV에서는 '누군가의 인생영화 기획전' 이벤트를 통해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 등의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오는 19일부터 여행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영화 5편을 선정해 재개봉하는 'EYE-TRIP 상영전'을 개최한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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