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김기흥 칼럼] 국가 채무 증가 속도가 위험한 수준이다
오피니언 김기흥 칼럼

[김기흥 칼럼] 국가 채무 증가 속도가 위험한 수준이다

정부는 국가채무비율이 OECD 평균에 비하여 낮아 재정건전성이 탄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가 채무비율 증가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하여 지나치게 빠르다. 2년 전 조세재정연구원의 용역 보고서에서 재원 확보 없는 신규 의무 지출, 방만한 재정 운영, 경제성장률 저하 등의 요인이 겹치면 GDP 국가 채무비율이 38%에서 2060년 95%로 상승할 것을 경고하였다. 이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작년 국가채무 규모는 740조 8천억 원이었지만 올해에는 처음으로 800조 원을 넘어선 805조 5천억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확장재정 기조를 2023년까지 유지하기로 하면서 국가채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전망대로라면 국가채무 규모는 2021년 887조 6천억 원으로 증가하고 이후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970조 6천억 원, 1천61조 3천억 원까지 급증한다. 재정건전성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은 복지 지출의 가파른 증가이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비율(GDP 대비)도 올해에 39.8%로 40%에 근접했다가 2021년부터는 40%를 웃돌게 된다. 2023년에는 국가채무비율이 46.4%까지 올라갈 것이 예상된다.

EU국가들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국가 채무관리를 위하여 목표 수준을 설정하고 있으나 목표 수준이 적절한가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GDP의 60% 이하를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단, GDP의 60%를 넘는 경우에는 GDP 대비 비율이 만족할 만한 추세로 충분히 하락하여 GDP 대비 60%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EU의 권고는 국가별 경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재정 적자 운용이 요구되는 경기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지켜온 국가부채 비율 40%는 EU 회원국 가입조건에서 비롯되었다. 마스트리히트 조약은 EU 회원국의 가입조건 중 하나로 국가부채비율 60% 이하이면서 재정 적자 비율 3% 이내일 것을 규정하고 있다.(GDP에 대한 비율)

최근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한 재정 확대 등으로 인하여 국가 채무의 효율적인 관리가 요구되어서 국가 채무의 적정 규모를 객관적으로 산정하여 정책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적정 국가 채무규모는 국가채무 증가의 한계비용과 한계 편익이 같아지는 수준에서 결정된다. 국가 채무의 편익으로는 총수요의 확대를 통한 GDP 성장률 제고, SOC 투자 등의 성장 잠재율 확대, 채권시장 규모 확대 등이다. 국가 채무 증가에 따른 투자의 감소, 재정에 대한 신뢰 약화, 정부 이자 지출 비용 증가 등 한계 비용과 조세 평준(tax smoothing)에 의한 민간 경제 왜곡축소, 채권시장 발전, 연기금 등의 안전한 투자처 제공 등의 한계 편익이 같아지는 수준에서 결정된다.

높은 부채비율을 유지하는 미국(달러), 프랑스· 독일(유로), 일본(엔화) 등은 모두 기축통화 국가이다. 미국은 빚이 많아도 자국 통화를 발행하여서 충당할 수 있나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는 국가의 발권력에 한계가 있다. OECD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2세대 앞서서 인구 고령화를 겪으면서 복지지출을 늘려 와서 현재 시점에서 OECD 국가들과 단순 비교는 심각한 오류를 발생한다.

국가 채무규모가 증가하면 성장 잠재력이 저하되고 신인도도 하락하여 채무 상환에 대한 비중이 가중되어 미래 세대에 부담이 가중된다. 또한, 금리가 인상되어 민간 투자를 밀어내는 구축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 재정 지출 증가 속도의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인기영합적인 현금성 복지 재정지출을 방지하기 위하여 재정준칙이 필요하다. 로고프 교수의 “정부 부채는 무한정 늘릴 수 있는 공짜 점심이 아니다”라는 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