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축구 구단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 여파로 인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여러 우려를 낳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국내 프로팀들은 중국팀과의 일정이 모두 뒤바뀌면서, 일부 구단은 팬들과의 예정된 만남을 부득이 취소하는 상황까지 맞아 올 시즌 흥행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AFC는 지난달 29일 신종코로나와 관련해 참가팀과 관중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예방조치 차원에서 ACL 중국 원정 경기 일정을 모두 연기했다.
이에 ACL에 참가하는 수원 삼성, FC서울,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등 4개팀의 중국 원정 일정도 모두 변경됐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2월 12일 원정 1차전을 치를 예정이던 수원은 이날 안방에서 조별리그를 시작하며, 서울은 2월 11일 베이징 궈안과의 1차전이 원정에서 홈 경기로 변경됐다.
울산과 전북 역시 상하이 선화, 상하이 상강과 2차 원정 맞대결이 모두 홈 경기로 바뀌는 등 4개팀은 당겨진 ACL 일정으로 올 시즌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들 구단은 예정에 없던 홈 경기를 먼저 준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추후 국내리그가 한창인 4~5월 ACL 원정을 떠나야하는 것도 부담이다.
또 수원의 경우 오는 2월 2일 ‘2020 FAN’s DAY’를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로 28일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당초 수원은 이날 행사에서 ‘신입선수 입단식’, ‘감독ㆍ주장 출사표’, ‘팬들과의 스킨십 이벤트’ 등을 진행하려 했지만, 선수단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를 결정했다.
K리그 개막 이전 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흥행에 불을 지펴야 하는 수원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다.
더불어 각 구단들은 이번 사태가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가 발생했던 2015년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실제 프로축구는 메르스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2015년 6월 당시 주말관중이 이전보다 39.7% 감소하는 ‘흥행 부진’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한 프로축구단 관계자는 “높아진 축구 열기로 전년도를 상회하는 수준의 관중동원 목표치를 세워놓은 상황에서 갑작스런 이번 사태로 관중 감소가 우려된다. 2015년 메르스로 관중이 전년보다 20% 하락한 경험이 있어 걱정이다”라면서 “구장 내 손소독제 비치와 마스크 배포 등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어 이번 사태가 조기 종식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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