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제주 이전에 분노했던 부천팬들 “이 날만을 기다렸다”
프로축구 K리그2 부천FC가 ‘연고지 이전’으로 부천 팬들을 분노케한 제주 유나이티드와 어린이날 운명의 일전을 벌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3일 9개월의 대장정을 펼칠 ‘하나원큐 K리그2 2020’ 정규시즌 일정을 발표했다. 올 시즌 K리그2 최고의 흥행카드는 부천-제주 매치가 될 전망이다.
부천과 제주는 오는 3월 7일, 7월 19일(이상 제주), 5월 5일, 9월 27일(이상 부천)까지 팀 간 총 4차례 맞대결을 펼친다. 특히 부천에서 벌일 ‘어린이날 더비’는 부천 팬들이 오랫동안 손꼽아온 경기여서 관심을 끈다.
두 팀의 역사와 스토리가 어우러진 악연은 2006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의 전신인 부천 SK는 부천을 연고로 지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부천 SK는 1995년 당시 러시아 출신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의 지휘 아래 체계적인 시스템을 정착, 윤정환, 김기동, 이을용 등 화려한 미드필더 라인을 구축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2000년 K리그 준우승과 2004년 FA컵 준우승의 성적을 거두면서 명문팀의 초석을 다져갔지만, 구단은 2006년 2월 2일 공식 홈페이지에 연고지를 부천에서 제주 서귀포시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프로축구 원년 멤버인 부천 SK의 연고지 이전 소식을 접한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고, 구단 서포터즈는 모기업 본사에서 시위하며 서운한 감정을 표출했다.
이후 2007년 12월 ‘부천FC 1995’라는 명칭으로 시민구단을 창단해 이듬해부터 K3리그에서 프로의 꿈을 키웠고, 시의 지원 속에 2013년 K리그2 입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K리그1 최하위 제주가 K리그2로 강등되면서 마침내 부천 팬들이 염원이던 두 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지난해 11월 제주의 강등 소식을 접한 구단주인 장덕천 부천시장도 자신의 SNS에 ‘부천FC 각오 단단히’라는 제목과 함께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팬들의 성원이 클 겁니다. 함께 노력합시다”라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따라서 부천은 지난 시즌 신구 조화를 앞세운 탄탄한 조직력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저력을 올 시즌 제주전에서 보여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역사와 스토리가 어우러져 또 하나의 빅매치를 예고하는 2020시즌 K리그2에서 양 팀 중 어떤 팀이 웃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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