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저비용 고효율’ 선수 영입 크르피치로 또 성공 거둘까?

▲ 크르피치 슐레이만
▲ 크르피치 슐레이만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수원 삼성이 크르피치 슐레이만(29) 영입을 통해 역대 외국인 공격수 황금계보를 이어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원이 지난 3일 FK 젤레즈니차르 사라예보로부터 영입한 보스니아 득점왕 출신 크르피치는 187㎝, 83㎏의 탄탄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제공권 장악에 강점을 보인 정통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모은다.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스웨덴, 이란 등 여러 리그를 뛰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크르피치는 2018-2019시즌 보스니아 1부리그에서 16골을 넣어 득점왕에 오른 것을 비롯, 2019-2020시즌 역시 12골을 몰아쳐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수원의 이번 영입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수원은 공식적으로 크르피치의 이적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보스니아 현지 언론은 그가 원 소속팀인 젤레즈니차르에 25만유로(약 3억원)의 이적료를 안겼다고 전했다.

또한 K리그2의 한 구단에서도 이 같은 몸값에 그의 영입을 고려했던 것으로 파악돼 수원이 기존의 외국인 공격수 아담 타가트를 대체할 가성비 중심 영입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임생 감독 역시 지난 7일 가진 취재진 간담회에서 구단 재정상황을 고려한 ‘저비용 고효율’ 영입이었음을 인정했다.

당시 이 감독은 크르피치 영입과 관련해 “타가트가 좋은 오퍼를 받아 구단 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떠나보낼 수 밖에 없어 이를 고려한 영입을 준비하게 됐다”면서 “고비용 영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리그 득점왕 출신의 크르피치를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은 과거 최고의 스타들을 모아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로 불리며 최강 전력을 뽐냈지만 현실은 격세지감을 느끼는 상황으로 모기업의 재정지원이 축소된 만큼 어떻게든 자생력을 갖춘 구단으로 성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그러나 수원은 최근 보여준 스카우트 능력을 통해 또 한번의 희망을 싹틔운다는 계획이다.

수원은 2016년 임대 영입한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조나탄이 2017시즌 22골로 득점왕에 올라 팀 공격력 부재를 말끔히 해소했고, 2018시즌 입단한 ‘K리그 전설’ 데얀도 13골, 2도움을 기록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그리고 지난 시즌 합류한 ‘호주산 폭격기’ 타가트 역시 20골을 터뜨려 아시아쿼터 최초 득점왕에 올랐다.

이들 모두 거액을 들여 영입한 선수가 아니었지만 미래 가치를 통한 전략적 선택으로 수원에서 빛을 발했다는 점에서 이번 크르피치 영입 역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2014년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바뀐 이후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하던 빅클럽에서 육성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나선 수원이 이번 영입을 통해 또 한번 선수 마케팅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 이광희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