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빈
우리 모두 사회 수업시간에 ‘샐러드볼 이론’과 ‘용광로 이론’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다문화 정책에 대한 방향을 보여주는 이론으로, 샐러드볼 이론은 문화, 종교, 가치관 등의 차이점을 다양성으로 인식하고 격려하면서 보호해야 한다는 관점이고, 용광로 이론은 모든 문화를 섞어 공통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관점이다. 나 또한 수업시간에 이에 대해 배웠는데, 이 두 이론을 배운 이후 각 국가들은 어떠한 이론을 채택하고 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이에 따라 스스로 조사해보는 과정에서 호주가 샐러드볼 이론하에 다문화 정책을 시행하는 대표적인 국가임을 알게 됐다.
오늘날 호주 다문화 정책은 네 가지 원리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이 원칙은 2003년에 호주 정부가 발표한 ‘다문화 호주: 다양성을 통한 통합’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시민적 의무다. 이는 모든 호주인들은 호주사회의 기본구조와 원칙을 지킬 의무를 지님과 동시에 자유와 평등을 보장받는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상호존중 원리는 호주인들은 자신의 문화와 신앙을 표현할 권리가 있고 타인들의 동인 권리를 존중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원리는 상호 공평성인데, 모든 호주인들에게 동등한 대우와 동등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원리는 공동 이익추구인데 이 원리는 모든 호주인들은 다양성으로부터 도출되는 혜택을 받으며 중요한 경제적 이익은 인구의 다양성으로부터 파생되므로 다양성은 모든 호주인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네 가지 원칙과 이들을 배경으로 제정된 다문화 정책들은 호주 사회 내에서 다양성이 보장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호주는 어떠한 다문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을까? 가장 먼저 호주 정부는 다문화정책 실행에 있어 지방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의 일환으로 호주 당국은 다양한 문화의 화합을 이끌어내고 있는 도시를 정기적으로 선정하고, 지방정부의 다문화 교육, 종교, 스포츠 등의 프로그램에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이민자들이 언어적 한계를 극복하게 하기 위해 온라인과 전화를 통해 통역·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복지, 의료, 법률 등의 정부 정책 또한 다언어로 안내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기 시작하고,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다문화 사회로 변모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주의 다문화 정책은 앞으로 어떠한 다문화 정책이 시행돼야 할지에 대한 하나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호주의 이러한 다문화 정책에 대해 서로의 다름을 틀림으로 치부하지 않고 그 자체로 존중하고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상호 존중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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