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클럽 꿈나무 氣 살리자”
2019년 경기 꿈의 학교로 선정돼 축구 종목을 소재로 운영되고 있는 ‘오산 하이리그’는 학교 스포츠 클럽의 모범적 사례다.
이 클럽은 목사 신분이었던 초대 교장이 게임에 빠져 청소년기를 보내던 아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찾게 된 대안으로 알려져 있다. 아들이 축구를 하고 싶다는 말을 듣고 그는 팀을 만들어 보도록 했고 스스로 정한 정관에 따라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됐다.
수년째 대회가 이어지다 보니 참가하는 팀이 늘고 정해진 게임룰속에서 운동을 즐기며 하나의 지역공동체를 형성해 갔다. 그 속에서 인성이나 공동체적 정신을 배우는 전인 교육의 한마당으로 승화하면서 민주시민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더불어 아이들을 지켜본 학부모들은 자원 봉사자로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학교와 마을간 교육공동체를 형성하며 행복해하고 있다.
이는 현재 구리시가 바라는 구리 체육의 청사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엘리트 체육에 매달려온 나머지 스포츠 클럽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구리지역 학생 엘리트 체육 지원금은 리틀축구단, 리틀야구단, 태권도 시범단 등 3개 종목 5억2천700만 원과 구리고 축구부 등 10개교 운동부 지원금 2억4천300만 원 등 모두 7억5천만원이 투입되고 있다. 여기에다 학교운동부 인센티브 4천만 원, 학교운동부 우수지도자 육성 지원금 500만 원 등을 포함하면 8억 원대에 이른다.
반면, 스포츠 클럽 지원은 초라한 실정이다.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현재 구리지역 내 초중고 학교 스포츠 클럽은 초등(16개교 9천333명) 355클럽, 중등(13개교, 3천753명) 239개 클럽 등 600여 개 클럽이 결성돼 있다. 클럽들은 대부분 학급별 또는 동아리 별로 조직돼 10여 년 이상 이어오며 지역대회 출전 등 활약상이 눈부시다. 초등의 경우 구룡초의 베드민턴과 탁구 클럽, 중등은 동구중학교의 축구 및 농구 클럽 등을 손꼽을 수 있다. 이런 추세에도 불구, 이들 클럽에 대한 구리시의 예산 지원은 전무하다. 다만, 사설 초등스포츠 클럽 17개에 한해 고작 1천100만 원이 지원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엘리트 체육에 편중되면서 학교 안은 물론 지역 내 스포츠 클럽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스포츠 클럽은 체육 활동을 목적으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형성한 집단으로 클럽마다 특정 종목을 즐기면서 자아 성장 등 전인교육의 발판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 때문에 최근들어 유소년을 주축으로 한 클럽이 지속적으로 생겨나면서 생활 체육의 저변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구리시가 한정된 재원속에 엘리트 체육에 집중해 왔던 지원을 스포츠 클럽 육성까지 포괄하는 배분 방식을 고민해야할 이유다.
시 관계자는 “엘리트 체육도 중요하지만 지역 공동체 형성의 단초가 되고 있는 스포츠 클럽 등에 대한 육성도 이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편성, 그동안 소외됐던 스포츠 클럽 육성을 통해 행복한 학생과 학교, 행복한 구리지역 공동체를 만드는데 머리를 맞댈 시점”이라고 말했다.
구리=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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