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만큼은 아무 걱정없이 즐기고 가세요”
10일 오후 2시에 열린 KB국민카드 스타샵 X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2019 무대에서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의 보컬 묘로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2012년에 펜타포트락페스티벌에 관객으로 왔는데 7년이 지난 지금 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관객 분들이 미래에 대한 걱정없이 즐겁게 보냈으면 해요.”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이 이 같이 말한 이유는 슬로건으로 ‘펑크밴드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오늘도 씐나게 질주를 시작한다!’라는 점도 있지만 지난 1년 간의 역경과 공백기를 극복하고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은 김명진 드러머가 교통사고로 기약 없는 재활에 돌입하며 공백기를 갖게 됐다. 매주 공연을 하고 남다른 무대를 선보여야 존재 의미를 갖는 인디밴드 특성상 공백기는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1년 간의 공백기는 그룹의 터닝 포인트로 다가왔다. 재활에 성공한 김명진 드러머는 절륜한 드럼 연주는 물론 남다른 센스의 작사ㆍ작곡으로 다시 대중 앞에 서게 됐다. 아울러 멤버들은 매주 반복되는 공연 속에서 매너리즘을 느꼈던 와중에 음악을 하느라 지나쳐 왔던 요소들을 다시 한번 반추하고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전화위복을 맞은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은 지난해 정규 데뷔 음반 ‘KEEP DRINKING’을 발매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밴드의 계획과 미래를 다시 한번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셈이다.
이들의 곡 콘셉트는 전반적으로 귀여움과 파워풀함을 내세우면서도 심오한 가사로 곡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배들소 베이스 연주자는 사회적인 이슈와 삶에서 느끼는 크고 작은 분노를 음악으로 표출하고 다루는 데 초점을 둔다. 이어 김명진 드러머는 작사ㆍ작곡을 할 때 자연을 노래하거나 사회적 메시지를 자연에 빗대어 표현하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묘로리 보컬은 한때 팬의 입장에서 밴드에 가장 늦게 합류한 만큼 밖에서 지켜봤을 때 아쉬웠던 부분을 음악에 채워넣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들은 “국내 최대 규모의 락 페스티벌인 이번 행사에서 무대에 서게 된 만큼 더욱 에너지를 충전해 왔다”라며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행사라 꿈이 이뤄진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에도 나섰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돌아가며 관리하면서 공연 공지는 물론 새로운 곡도 공개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은 “지난 1~2년 간의 풍파를 딛고 큰 무대에 설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귀여움과 파워풀함을 갖춘 무대로 관객 앞에 서겠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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