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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관 칼럼] ‘부패인명사전’ 만들어 국민이 지켜보게 해야
오피니언 이범관 칼럼

[이범관 칼럼] ‘부패인명사전’ 만들어 국민이 지켜보게 해야

-신뢰도 꼴찌가 소득은 1위-

변두리 후진국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얘기다. 신뢰도는 꼴찌인데, 연봉은 1위란다.

지난3월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공공기관별 국민신뢰수준을 보면, 국민신뢰도가 높은 기관은 의료기관, 교육기관, 금융기관등이고, 국회의원은 꼴찌다. 그런데 지난4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평균소득이 높은 직업을 보면, 국회의원이 1억4천만원(연봉)으로 1위이고, 그 다음이 성형외과의사(1억3천600만원), 기업고위임원(1억3천만원), 도선사, 대학총·학장 등이다. 국민신뢰도가 밑바닥인 국회의원이, 그 국민의 세금으로 연봉랭킹 1위에 오르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어쩌다가 이러한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것일까? 도둑놈에게 최고연봉의 방범비를 주고 있는 꼴이다.

맥아더장군이 이런 말을 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나는 이런 말을 하고 싶다. ‘부패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잊혀질 뿐이다.’ 정치인들의 부패가 사라지지 않고, 그냥 잊혀져 버리니, 부패 정치인들이 계속 활개를 치고, 국민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져도, 국회의원은 따박따박 혈세의 고액연봉을 챙겨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부패 정치인들은 그 생명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최고의 연봉을 챙기고 있는 것일까?

국회의원들의 최근 행태를 보자. 하라는 국정논의는 내팽개치고 막말경쟁이 불 붙어서 서로 상대방을 폄하하고 국민 편가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내년총선을 의식해 경쟁하듯 더욱더 수위를 높혀 가고 있다. 이렇게 편가르기에 이용당한 순진한 국민들은 더 이상 그 정치인의 과거 부패행각은 문제삼지 않거나,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바로 부패 정치인들이 바라던 바다.

일거양득, 부패는 숨기고 존재감은 높이고. 정치판이 무슨 화투판도 아닌데 정치 타짜(화투판 고수)들이 국민을 상대로 이런 요술을 부리고 있다. 이런 짓을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앞장서서 하고 있다.

더 이상 이런 짓을 못하게 해야 한다. 부패한 정치인은 영구히 정치권에 나서지 못하게 해야 한다. 영국, 미국, 일본 등 선진국 대부분이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유독 우리나라만 부패정치인에게 너그럽게 대하고 있는 것은 정말이지 시대착오적이다.

자꾸 망각되는 부패행각을 상기시킬 수 있도록, 부패인명사전을 편찬해서 배포해야 된다. 가장 애국자인척 하거나 막말로 떠드는 국회의원이 과거에 어떤 부패를 저질렀는지, 누구나 손쉽게 바로 찾아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역사바로세우기운동의 일환으로 ‘친일인명사전’을 만들어 공개하여 영원히 보존했듯이, ‘부패인명사전’을 만들어 국민 누구나가 언제든지 알 수 있도록 공개하고 영원히 보존하여 경각심을 주어야한다.

우리의 부패역사를 보면, 부패인명사전의 내용은 기괴하면서도 믿겨지지 않을 수준이 될 것이다. 역대 정부가 하나같이 부정 부패로 무너졌고, 대통령들도 모두 단죄되었다. 해외망명, 자살, 피격사망, 감옥살이등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역사는 부끄러운 세계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통령들만 열거한 것이 이정도고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부패역사까지 추가하면 백과사전 수준이 될것이 뻔하다. 뇌물수수, 부정청탁, 권한남용, 의사당 폭력 등 굵직한 것들은 기본이고, 자잘한 것들까지 더하면 한 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이런 부패행태를 일목요연하게, 인물별로 정리해서 국민들의 판단을 손쉽게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비위전력이 국민들 사이에서 망각되길 바라는 부패정치인들이 영원히 발 붙일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는 180개국 중 40~50위 사이에 머물러 있다. OECD회원국 36개국중에서는30위(2018년)로 하위권이다(국제투명성기구). 세계10위권 경제규모와는 대조적으로 부패가 심각하다. 한번 던져보는 제안이 아니다. 이제는 우리 국민들에게 부패척결을 위한 수단이 필요하고, 부패인명사전이 꼭 필요하며, 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범관 변호사前 서울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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