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거장 안드레이 즈비아겐체프 감독의 걸작 ‘러브리스’

▲ 러브리스

한 소년의 실종을 통해 사랑이 사라진 세상을 그린 <러브리스>가 오는 18일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영화는 이혼을 앞둔 부모가 자신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열두살 소년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냐(마리아나 스피바크)와 보리스(알렉세이 로진) 부부는 더는 서로를 견딜 수 없어 이혼을 준비 중이다. 이들의 결혼 생활에는 분노와 좌절만이 남았다. 이미 각자 애인도 있다. 제냐는 20대 딸을 둔 나이든 남자를 만나고 보리스의 젊은 애인은 그의 아이를 배고 있다.

열두살인 아들 알로샤(마트베이 노비코프)는 이들의 새로운 시작에 걸림돌일 뿐이다. 어느 날 밤 제냐와 보리스는 알로샤를 서로에게 떠넘기려 언쟁을 벌이고, 이를 듣게 된 알로샤는 슬퍼하다 다음 날 사라진다. 뒤늦게 아들의 실종을 알게 된 부부는 아들을 찾아 나선다.

영화는 <리바이어던> 등을 연출한 러시아의 거장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신작으로 감독 특유의 사실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연출이 돋보인다. 첫 번째 장편 영화인 <리턴>으로 제 6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리바이어던>으로 제 67회 칸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각본상을 받았다.

<러브리스>는 제70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아 한 차례 화제를 모았다. 러시아 사회의 오랜 병폐들을 드라마틱한 소우주로 완벽하게 그려내는 감독의 재능이 다시 한 번 빛난다’(Hollywood Reporter),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데도 관객을 빨아들이는 잊을 수 없는 경험’(Indiewire), ‘악몽 같은 상황을 그려내면서도 완전하게 매료시키는 비쥬얼’(RogerEbert.com) 등 세계 유수 언론과 평단의 압도적 극찬을 받았다. 전작에서는 거대한 국가 권력과 이로 인한 개인의 시련을 다뤘다면 <러브리스>에서는 한 가정의 문제로 사회 전체의 상실감을 보여준다. 영화의 메시지는 뚜렷하면서도 강렬하다. 감독은 영화 속 베드신만큼이나 노골적으로 ‘찰나의 기쁨이나 쾌락보다 실제적 사랑과 궁극적 행복이 무엇인지 좀 더 고민해보자’고 극의 전개 내내 역설한다. 15세관람가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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