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 정신 잇는 경기 ‘선진 지방정부’ 도약
100년 전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제식민지 시대 속에서 ‘민족해방’이라는 사명을 가지면서도 근대사회로의 지향을 추구했다. 이 같은 방향성에서 임정은 내부적인 이견 조율과 수차례 개헌을 거쳐 현재의 대한민국으로 이어졌다.
임정 수립 100년 뒤인 2019년의 대한민국, 그리고 1천300만 경기도는 한반도를 남북으로 가른 철조망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고, 여전히 막강한 중앙정부 중심의 국가 운영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방분권 시대에 발맞춰 대한민국의 정치 근간의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에서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에도 새로운 자치분권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항일과 애국의 이념을 기초로 조국을 세운 경기 애국지사들의 정신을 계승, 선진 지방정부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임시정부의 정신을 본받고 기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나섰다. 임정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도 차원의 대규모 행사부터 지자체별 추진 사업까지 임정 수립에 대한 의미를 확산하고 있다.
먼저 광주시는 해당 지역 출신 해공 신익희 선생을 기리는 ‘해공 민주평화상’을 제정, 7월 중 민주평화에 대한 기여와 의지가 확고한 이들에게 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7월 8~14일을 해공 기념주간으로 정해 포럼 및 세미나, 학술대회 등을 열고, 창작뮤지컬 ‘해공 신익희’도 공연한다. 신익희 선생 생가를 포함한 지역명소 육성 및 기념관 건립 등도 계획되고 있다.
또 조소앙 선생의 출신 지역인 양주시는 2016년 개관한 조소앙 선생 기념관을 역사테마관광으로 연계할 계획이다. 특히 임정의 이념에 기반이 된 ‘삼균주의’(개인과 개인,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간의 균등을 실현하려면 정치·경제·교육적 균등을 실현해야 한다는 사상)를 주제로 한 체험활동을 마련해 도민들의 애국정신 함양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여주 출신인 조성환 선생을 알리고 기념하기 위한 여주시의 기념사업도 마련됐다. 조성환 선생은 임정 수립에 참여해 군무부위원이 됐으며, 김좌진 등과 군정부를 조직하고 청산리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또 성동사관학교의 고문으로 독립군 양성에도 힘을 쏟았으며, 한국광복군 창설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이에 따라 여주시는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임정의 불꽃, 조성환’을 제작 및 공연, 임정의 수립 여정을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의회(의장 송한준)는 현재 생존한 경기도 거주 애국지사 8인에 감사패를 전달, 도민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김형묵 독립기념관 학술사업부 연구위원은 “삼균주의는 오늘날 분배에 중점을 두는 부분과 맞닿아있는 만큼 정부와 지방정부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사상”이라며 “또 독립운동과 관련해 화성 제암리는 중국 난징 대학살과 연계해 간담회 등을 하면서 역사적 제고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가 역사적 인물을 잘 탐구해 중국 등 국외의 유력한 인물ㆍ지역과 연결해 정책 및 사업을 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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