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당시 시대를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유관순과 서대문 감옥 8호실을 조명한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가 오는 27일 스크린에 오른다.
‘3ㆍ1운동 이후 1년,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를 주제로 내세운 이번 영화는 단순 유관순의 일대기 형식이 아니라 더욱 영화 마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 무대는 유관순(고아성)이 3ㆍ1운동 이후 고향인 충남 병천에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서대문 감옥 ‘여옥사 8호실’에 갇힌 후 1년여간의 이야기다. 역사 교과서에는 단순히 ‘3ㆍ1운동 후 투옥된 유관순은 1년 후 사망했다’ 라고만 기록된 역사를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필름에 담아낸 셈이다.
여옥사 8호실에는 비단 유관순뿐만 아니라 수원에서 기생 30여명과 함께 만세운동을 주도한 김향화(김새벽), 유관순의 이화학당 선배 권애라(김예은), 다방 종업원 이옥이(정하담) 등 24명의 수감자도 있어 이들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이들은 차디차고 좁은 방에서도 서로를 격려하고 아리랑을 부르는 등 똘똘 뭉친 모습을 보인다.
3.1운동 후 1년이 흐른 시점에서는 일왕 부부의 결혼을 기념해 죄수들의 수감 기간이 절반으로 줄면서 8호실에 투옥됐던 25명 중 24명이 석방됐다. 3년형을 선고받은 유관순만 남아 여성에게 모멸감을 주는 고문, 손톱 끝에 대나무를 쑤시고 이를 벌리는 고문 등이 계속 이어졌고 결국 그는 숨을 거두고 만다.
이번 영화는 실감나는 역사 고증을 위해 박경목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관장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제작됐다. 당시 감옥은 나무 판자로 만든 컨테이너 형태의 건물로 화장실, 의료시설 등도 따로 존재하지 않는 열악한 공간이었다. 아울러 규모도 큰 감방은 8.74㎡ 남짓해 그 작은 공간에 30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수용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시의 실태를 여실히 드러낸다.
영화 촬영에 앞서 유관순 역을 맡은 고아성 배우는 유관순 열사가 느꼈던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고자 스태프의 동의 하에 5일간의 금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책에도 실려있지 않은 3.1운동 이후 1년간의 이야기로부터 순국선열에 대한 감사함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영화가 될 전망이다. 12세 관람가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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