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농어촌公, 시화지구 대단위농업개발사업, 철새 보호 외면

철새 대체서식지 ‘20년째 표류’ ‘일시사용료’ 돈벌이에만 집중

시화지구 습지지역에 철새 대체서식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20년째 표류하고 있다. 

시화지구 대단위 농업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화안사업단이 당초 협의와 달리, 철새들이 서식할 수 있는 생태환경 조성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철새 서식지가 파괴되기 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농어촌公, 시화 겨울철새 서식지 마련 20년째 표류

철새들의 천국인 시화지구에 한국농어촌공사가 20년 가까이 대단위농업개발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당초 환경부와 협의했던 ‘겨울철새 대체서식지 마련’에는 모르쇠로 일관, 생태계 파괴 우려가 일고 있다. 시화지구 대단위농업개발사업은 안산시 대부동·화성시 송산·서신면 일원 공유수면에 농지조성을 주목적으로 한국농어천공사에서 사업비 4천371억 원을 들여 추진하는 간척종합개발사업으로 지난 2001년 착공에 들어갔다.

공사 착공 전인 지난 2000년 환경부와 안산시, 한국농어촌공사는 사업지구가 입지하는 시화호는 주요한 철새도래지 등 문화재적 가치가 큰 지역으로 간척농지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철새보호대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기로 협의했다. 그러나 현재 현재 해당 사업구역 총 7개 공구 개발면적 4천396㏊ 중 4·5공구 일부 구역(441㏊)이 생태환경단지로 예정돼 있을 뿐 더 이상의 진척은 없는 상태다. 

■철새 대체서식지 외면한 채… 농어촌公, 돈벌이에만 ‘급급’

이처럼 대체서식지 마련에 요지부동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준공도 하지 않은 불완전 농지를 농민들에게 내주고 ‘일시사용료’라는 명목의 돈을 받고 있어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에도 직면했다. 

20년 전 환경부와 협의했던 생태보호를 위한 대체서식지 마련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수익활동에는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농어촌공사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매년 12월 말께 화성시 송산면 1천60여 명의 농민들이 속한 각각의 영농법인을 대상으로 제2공구에 조성된 농지사용에 대한 일시사용료를 부과, 현재까지 4억9천900여만 원을 납입받았다. 또 농민들이 3·4·5공구 내 스스로 조성한 가경작 농지 309㏊에 대해 지난해 4월 해당 농지를 이용 중인 안산시 39개 영농법인과 ‘간척지 일시사용 계약’을 체결, 같은해 12월 1천여만 원의 일시사용료를 지급받았다. 

■철새 서식지 마련할 곳인데… ‘불법 조업’ 기승

대체서식지 예정부지인 4·5공구에서 불법 조업활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산시 대부동 일대 시화지구 4·5공구 부지 현장은 총 1천583㏊에 달한다. 천연기념물인 큰고니저어새 등 겨울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유명한 이곳은 현재 준공되지 않은 사업장으로 조업을 해선 안 되는 지역이지만 곳곳에서 불법 조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어획활동을 위해 준비된 것으로 추정되는 10여 대의 소형 배들이 얼어 있는 수면 위에 정박된 채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가 하면 배들을 위한 간이 선착장까지 버젓이 설치돼 있는 실정이다. 선착장 주변에는 대형 그물이 얼어붙은 상태로 버려져 있으며 그물 세척에 사용되는 고압세척기를 비롯, 불법 조업을 하는 어부들을 위한 간이쉼터 공간도 볼 수 있다. 더욱이 선착장 주변에는 이미 사체가 된 수천여마리의 어종들이 널브러져 있어 심각한 환경오염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글_양휘모기자 사진_경기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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