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길 선택한 열여섯 살 소녀의 순례 담은 영화 ‘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 오는 12일 개봉

▲ 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

스님의 길을 선택한 열여섯 살 소녀의 순례를 담은 영화 <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가 오는 12일 개봉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소녀 ‘왕모’다. 비구니가 된 왕모가 다른 순례자들과 함께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 순례길을 담는다. 가난하지만 누구보다 반짝이는 시절을 보낸 왕모는 소박한 행복마저 가슴 한편에 묻은 채 고단한 여정을 묵묵히 걸어나간다. 왕모의 모습을 담으며 각자의 인생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힐링 다큐멘터리 영화다. 카메라는 왕모의 고단한 여정을 조용히 따라간다.

섬세한 감성 표현은 영화의 맛을 한층 높인다. 화면 속 펼쳐지는 이웃의 삶은 인생의 의미와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반추하게 한다. 화려한 장면이나 특별한 장치 없이도 영화가 주는 울림이 오래 맴도는 이유다. 여기에 가족들을 위해 승려의 삶을 택한 왕모의 남동생, 어린 나이에 도우미가 되어 혼자 도시로 떠난 그의 둘째 동생 등의 모습은 관객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이에 더해 <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는 독보적이고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한다. 카슈미르 동부 지역인 라다크와 히말라야 산맥의 고즈넉하면서도 웅장한 풍경이 스크린 가득 펼쳐지며 대자연의 화려한 영상미를 보여준다. 영화 속 왕모를 통해 인도 전통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지역 전통 문화와 함께 라다크식 전통 수제비인 ‘츄때기’를 가족들이 둘러 앉아 먹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모습도 작품에 담겼다.

영화를 연출한 김한석 감독은 “영화의 장르를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 독특한 한 편의 영화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스크린을 통해 열여섯 소녀 왕모의 여정을 함께 걸어가다 보면 분명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는 지난해 9월 총 4부작으로 KBS에서 방영한 ‘순례’를 극장에 맞게 80분으로 재편집한 것이다. 2017 코리아 UHD 어워드 대상과 2019 휴스턴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다. 전체관람가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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