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79억8천여만원 투입 방침 2011년 22억 들여 기숙형 인문고 실패
학생수 감소로 폐교 위기 ‘고육지책’ 이번엔 ‘특성화고’… 회의적인 시선
인천시교육청이 79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사립학교인 강화 삼량고등학교 특성화고 전환을 추진한다.
이 학교는 지난 2011년 22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기숙형 인문계 고교로 전환했다가 실패한 전례가 있다. 특성화고로 전환해도 지리적 여건이나 학생 수 감소 추세로 성공을 담보할 수 없어 또 한번 혈세 낭비가 우려된다.
29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강화 삼량고의 조리특성화고 전환을 위한 예산 지원안이 지방보조금 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오는 2020년 3월부터 삼량고는 조리특성화고로 운영된다.
시교육청은 심의위원회 결과에 따라 삼량고 특성화고 전환을 위해 필요한 실습동 건축비를 2019년 본예산을 수정해 편성할 계획이다. 실습동(급식소 포함 4천323㎡) 건축비용에는 79억8천여만원(자부담 5천만원)이 투입된다.
학교법인 삼량학원이 1973년 개교한 삼량고는 2011년 기숙형 인문계 고교로 전환했으나 시설 노후화와 학생 수 급감 등의 이유로 2016년 조리특성화고 전환을 시교육청에 신청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교육청이 특성화고 전환 과정에서 행정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으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시교육청은 지방보조금 심의위원회를 열지 않고 담당직원이 심의 위원의 서면 동의받아 예산을 지원키로 결정, 7대 인천시의회의 질타를 받았다. 관련법상 4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면 해당 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후 시교육청은 행정절차를 밟았으나 지방보조금 심의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이후 2017년 10월 재심의가 열렸지만, 결국 ‘부결’됐다. 과거 기숙형 고교 전환 실패 사례가 있어 학교를 신뢰할 수 없는 데다, 특성화고로 전환해도 지리적 여건이나 학생 수 감소 추세로 성공 여부를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이달 초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삼량고 교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추진 상황을 들은 후 재논의를 요청했고 지난 22일 또다시 열린 심의위원회에서 지원하기로 확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 관계자는 “삼량고 특성화고 전환은 확정이 아니라 시작단계로 봐야 한다”면서도 “특성화고 전환을 꼭 해줘야 할 이유는 없지만, 학생수 감소에 따른 폐교를 막기 위한 조치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