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미투’ 가해 교사 입건 학교…학부모에 “선처 바란다” 부탁

인천지역 학교 안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와 관련, 가해교사 4명이 입건된 가운에 학교 측이 학부모들에게 선처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인천시 중구의 A여자고등학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운영위원회는 15일 오전 ‘검찰로 넘겨지는 교사는 4분 정도인데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께서 이분들에 대한 배려와 선처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학교 부탁이 있었다’는 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이어 ‘진술한 학생들의 의견이 중요하고, 고소 취하 여부도 의견을 들어봐야 해 확답을 하지 않았다’며 ‘학부모 의사는 전달하고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를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2개월여의 수사 끝에 혐의가 일부 인정된 교사들이 입건된 것을 두고 학교가 선처를 부탁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크다.

한 학부모는 “학교가 지금 이 시점에 선처를 바란다는 문자를 보내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잘못된 것이 있으면 철저한 조사를 받도록 하고, 그에 맞는 징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여고 측은 사건 은폐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A여고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마무리됐으니 혹시나 학부모님이 용납할 부분이 있다면 배려와 선처를 부탁드린다는 의미일 뿐 사건을 축소하려는 게 아니다”며 “학생 대표들 건의대로 11월 말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참석한 스쿨 미투 관련 대책 간담회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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