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비료공장 축산분뇨 침출수 농수로 줄줄

농민들 “물 오염·악취 진동 민원 제기도 헛수고”
업체 “내년까지 사업장 정리·市 개선명령 이행”

▲ 비료제조업체인 A사에서 흘러나온 침출수로 악취와 함께 짙은 갈색으로 변한 농수로.
▲ 비료제조업체인 A사에서 흘러나온 침출수로 악취와 함께 짙은 갈색으로 변한 농수로.
평택시 서탄면 소재 한 비료제조 사업장의 축산분뇨더미에서 흘러나오는 악취를 동반한 짙은 갈색의 침출수가 인근 농수로로 흘러 들어가고 있어 주민들이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12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서탄면 수월암리 소재 농수로에 수개월째 악취를 풍기며 색소를 뿌려 놓은 듯한 짙은 갈색의 물이 흘러들어 황구지천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 물은 수월암교 위쪽 약 2㎞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유입된 농수로에서는 악취가 진동하고 있는 상태다.

 

주민들은 이 물이 A사가 비료제조의 원료로 쓰는 축산분뇨더미에서 흘러내린 침출수라며 우기 때에는 더 많은 양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탄면 수월암리 소재 농수로 인근에 위치한 A사 한쪽에는 축산분뇨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축산분뇨가 빗물에 쓸려가거나 악취를 방지하기 위해 씌워진 덮개 대부분은 낡고 찢겨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또 축산분뇨더미에서 흘러나온 침출수 일부는 벼 베기를 끝낸 논으로 흘러들어 갔고 이를 막기 위해 고랑을 파고 낮은 둑을 쌓은 곳은 농지 대신 농수로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었다.

 

이를 놓고 주민들은 축산더미에서 흘러든 침출수 때문에 농수로 물이 오염되고 악취가 심해 오래 전부터 평택시에 민원을 제기해왔으나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수월암리에서 30년을 살아온 B씨(69·여)는 “어떤 새들도 농수로 물에 앉지를 않을 만큼 물이 오염되고 악취가 나서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 비료제조업체인 A사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오는 모습.
▲ 비료제조업체인 A사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오는 모습.

이에 대해 A사는 현재 사업장을 정리하는 중이고 평택시의 개선명령을 이행하는 과정이라며 좀 더 지켜봐 줄 것을 요구했다.

 

A사 대표는 “지역의 이장단과 내년 9월까지 재료를 모두 비료로 만들어 정리하겠다고 약속을 했다”면서 “침출수는 색깔만 그렇지 BOD(생화학적 산소 요구량) 등 기준치를 넘어서는 것이 없고, 현재는 시의 개선명령을 이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평택시는 비료재료로 쓰이는 축산분뇨는 폐기물이 아니어서 ‘폐기물법’을 적용해 처리할 수도 없고 주기적으로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하고 있으나 중금속 등이 검출되지 않는 등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8월에 한 시료검사에서 악취가 기준치를 초과해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면서 “주민들이 피해가 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과 단속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비료제조업체인 A사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축산분뇨.
▲ 비료제조업체인 A사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축산분뇨.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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