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2018 경기도 국감

표준시장단가·안전관리시스템 등 부작용 거론하며 맹질타 속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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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10월19일 수원 경기도청 국감장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다양한 표정으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민선 7기 경기도 첫 시험대의 화두는 표준시장단가 도입 및 도의 안전관리시스템이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월1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반까지 7시간 이상의 ‘마라톤 국감’을 진행했다. 21명의 의원이 각자의 질의를 통해 도정을 지적한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사항은 표준시장단가 도입이었다. 

 

이재명 도지사는 ‘공사비 부풀리기’를 막겠다며 지난 8월 행정안전부에 100억 원 미만 공사의 예정가격 산정시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개정을 건의하는 등 표준시장단가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계가 ‘중소건설업체 죽이기’라며 이달 16일 대규모 집회를 벌이는 등 거센 반발에 부딪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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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10월19일 수원 경기도청 국감장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민기(용인을)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이에 이날 국감에서도 의원들은 관련 문제를 집중 겨냥했다. 우선 포문은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인천 중·동·강화·옹진)이 열었다. 안 의원은 “표준시장단가가 표준품셈 대비 약 18% 공사비를 낮게 책정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일자리 감소분을 추산해보니 평균 1만2천여 명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며 “경기도의 표준시장단가가 지역경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건설근로자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다. 행안부에서 예규 개정이 어렵다고 하면 못 이긴 척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어 한국당 송언석 의원도 경기도의 표준시장단가 도입으로 공사비가 낮게 책정, ‘하청업체 단가 후려치기’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경기도를 제외한 16개 시·도가 ‘표준시장단가 도입 반대’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성남분당갑)은 표준시장단가 도입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는 점을 단서로 제시, 좀 더 포괄적인 해결책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건설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자는 주장이었다.

 

이재명 지사는 “도민세금으로 건설업체 지원해서는 안 된다. 도민의 세금으로 하는데 왜 더 비싸게 하느냐라는 지적을 제가 했던 것”이라며 “표준시장단가 도입 외 근본적 대책을 위해 단순 입찰을 위한 페이퍼 컴퍼니 근절·불법하도급 제재 조치·외국인 불법고용 단속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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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10월19일 수원 경기도청 국감장에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들이 준비돼 있다.

이와 함께 고양 저유소 화재, 삼성 CO2 유출 등으로 인한 안전관리시스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국감장에 최준성 대한송유관공사 사장이 증인으로 나온 가운데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고양 저유소 화재 관련) 대한송유관공사의 책임이 제일 무겁다”며 “화재 때 안전관리 직원이 근무하지 않은 점, 최초 화재 신고를 인근 주민이 한 점 등 부실한 관리를 보였다”고 질타했다. 이어 한국당 이진복 의원도 “안전관리 점검을 했던 기관을 모두 수사해야 한다”며 “민영화한 대한송유관공사의 이름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밖에 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삼성전자 CO2 유출 사고에 대한 추후 대책을 제출토록 했다.

 

한편 이날 국감은 ‘여배우 스캔들’, ‘자택 압수수색’ 등 논란 후 진행돼 진흙탕 맹비난이 예상됐지만 별다른 공방 없이 싱겁게 끝났다. 국감 초반 야당 의원들이 “녹취록을 틀겠다”, “지사 본인이 관련된 제소현황을 제출하라”고 엄포하며 한차례 소동이 빚어졌지만 이 지사의 신상과 관련한 이렇다 할 추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 지사와 여권 내부의 갈등을 부각하는 질의와 함께 여권 속 이 지사의 입지가 재조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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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이 10월19일 오전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글_김재민ㆍ여승구기자 사진_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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