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꿈을 움직이는… 콘텐츠 전문가 놀이터
한국과 중국에 각각 기획팀과 제작팀을 두고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들을 내놓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다양한 외주 제작을 통해 경험과 실력을 쌓았고, 2015년에 이들의 대표작인 TV애니메이션 ‘고고다이노’가 중국 로타 스튜디오와 공동 제작해 탄생했다.
이후 2016년 SBS에서 ‘고고다이노’ 시즌 1ㆍ2가 방송됐고, 다수 케이블채널에서도 전파를 탔다. 또 지난해 시즌 3가 EBS에서 전격 방영됐고, 오는 8월 시즌 4 역시 방송 예정이다. 이밖에 영실업의 인기 완구인 ‘콩순이’의 애니메이션 제작도 맡는 등 점차 여러 콘텐츠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 꿈 하나로 도전한 애니메이션 제작
올해 37세의 젊은 사업가인 변권철 대표의 도전은 ‘우리의 놀이로 아이의 꿈을 움직인다’라는 기업 캐치프레이즈에서 그 의지가 느껴진다. 기업 이름인 ‘모꼬지’마저 순 우리말로 ‘함께 모여 놀다, 놀이하다’라는 뜻이다.
변 대표는 “단순히 돈을 버는 목적이 아닌 방송과 극장에 우리 작품을 걸자는 창작자의 마인드로 창업했다. 애니메이션 계에서는 개인 작품에 대한 욕망이 크다”면서 “하지만, 막상 사업을 시작하고 적은 인원이 월급을 가져가면서 임대료와 장비 대금까지 지불하니 운영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외주를 받으면서 기업 규모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2009년 창립 후 4년여 기간 외주 제작을 하다 보니 앞서 직장에 다니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느낀 변 대표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창작 애니메이션을 준비했다.
그는 “문득 독립한 목적이 상실하지 않았나 싶었다. 회사를 다시 세팅할 필요를 느껴서 2013년 한창 중국과 한국의 교류가 활발할 즈음에 중국 진출에 대한 생각을 가졌다”며 “우연히 마켓에서 알게 된 제작사인 로타 스튜디오와 첫 번째 창작 애니메이션 ‘고고다이노’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자본금 3천만 원으로 시작한 (주)스튜디오모꼬지는 1억 원의 기부금을 토대로 경제적 부담 속에서 위험을 감수했다. 이 같은 위험을 변 대표는 철저한 시장 파악과 애니메이션 분야의 전문성으로 극복했다.
■ 글로벌 시장을 읽는 눈
변 대표가 창작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기 시작할 무렵 ‘뽀로로’를 필두로 키즈용 애니메이션 바람이 불어닥쳤다. 이에 변 대표는 포화된 내수시장에서는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방향을 바꿨다.
변 대표는 “뽀로로의 영향으로 3~5세 아이들 대상의 기획을 했다. 중국 부모들도 유입이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보다 건전한 유아용 애니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서둘러 중국 제작사를 설득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을 모티브로 로봇을 결합한 ‘고고다이노’를 개발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한국 기업이 단독으로 진출할 수 없어 합작을 통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2016년 ‘고고다이노’는 한국 SBS와 중국 지역방송 위성TV에서 2개의 시즌이 전파를 탔고, 중국 링동 완구회사에서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 한 해 동안 100만 개가 팔렸다. 국내 완구사의 제품도 40만 개가 나가는 성과를 이뤘다.
변 대표는 “‘고고다이노’만으로 15억 원의 매출액이 발생했다. 시즌 3편부터는 EBS가 투자해서 시즌 3가 지난해 8월 말 방송했고, 올해 8월에 시즌 4가 방송된다. 시즌 1ㆍ2에서 캐릭터가 8개에 불과한 것이 20개까지 늘어났고,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시즌 3에서 300만 개의 완구가 판매돼 시즌 1ㆍ2보다 3배나 판매량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공은 성장세인 중국이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한국 콘텐츠를 빠르게 받아들일 것으로 판단한 것이 주요했다는 게 변 대표의 분석이다.
그는 “사드 여파에도 흔들리지 않은 만큼 5년 이상 파트너인 로타 스튜디오와 견고한 관계를 지속시켜 나갈 것”이라며 “‘고고다이노’가 매년 아이들과 부모들이 기다리는 애니메이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좋은 기업·좋은 환경으로 만드는 (주)스튜디오모꼬지의 미래
부천 춘의테크노파크 건물에 있는 (주)스튜디오모꼬지의 사무실 곳곳에는 각종 캐릭터 피규어와 게임기, 탁구대 등 놀거리가 가득 차 있었다. 사무실 컴퓨터에는 직원들의 업무환경을 배려한 칸막이와 빛가림막이 나뭇잎 모양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고고다이노’ 메인 캐릭터인 ‘렉스’의 대형구조물도 한쪽에 자리 잡고 있고,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기는 직원들이 수시로 이용하고 있다.
변 대표는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이 요구돼 자유로운 브레인스토밍을 많이 하고, 4.5일 근무는 물론 탄력근무까지 실시하고 있다”면서 “여느 애니메이션 회사의 PC방 같은 딱딱한 분위기를 탈피해 휴식공간과 일하는 공간을 자연스럽게 매칭해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내년 하반기 방영 예정인 창작 애니메이션 ‘벅스트론’은 2016년 서울 프로모션 플랜(SPP) 대상을 받기도 했다.
변 대표는 “앞으로 상생하는 패밀리 파트너사를 구축하고 싶다”면서 “방송사 배급이나 라이선싱 사업으로 확장해 종합 콘텐츠 회사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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