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높은 ‘선거판 유리천장’

주요 정당 시장·기초단체장 본선 진출 여성 후보 0명

인천지역 정가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높았다.

 

2일 인천 정가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에 나선 인천지역 주요정당의 광역·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경선에서의 여성 후보의 본선 진출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움을 겪는 등 ‘유리천장’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장 후보를 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중에 본선에 진출한 여성 후보는 한명도 없다. 이번 만큼은 유리천장을 깨겠다며 민주당 인천시장 경선에 나섰던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은 여성 가산점(득표율의 10% 가산)을 받고도 3위(16.43%)에 그쳤다.

 

인천 지역 여야 기초단체장 역시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단 1명의 여성후보도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경선 과정에서 여성 예비후보에게 20~30%의 가산점을 부여했지만 유리천장을 뚫은 여성 후보는 없었다.

 

민주당에서는 김은경(남구)·이영환(남구)이, 한국당은 이정옥(동구)·박영애(부평구) 등이 여성 기초단체장 도전에 나섰지만 본선 진출조차 실패했다.

 

이날 현재 확정된 여야 기초단체장 후보 25명 중 여성후보는 남구청장에 출마한 정의당 문영미 예비후보가 유일하다. 총 33명을 뽑는 광역의원도 현재까지 여야 통틀어 후보로 확정된 여성정치인은 3명에 불과했다.

 

민주당은 옹진군선거구를 제외한 32개 선거구 중 27개 선거구의 후보를 확정했는데 여성은 단 한명도 없다. 현재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5개 선거구마저도 모두 남성 예비후보로 여성은 1명도 없다.

 

한국당은 33개 선거구 중 현재까지 29개의 후보를 확정했는데 이중 여성후보는 중구 제1선거구 한성수 예비후보와 남동구 제4선거구 임순애 예비후보, 부평구 제6선거구 최화자 예비후보 등 3명이다. 바른당은 아직 경선이 진행되지 않았으며 정의당은 2개 선거구에 후보를 냈는데 모두 남성이다.

 

전문가들은 여성정치인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가산점을 부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여성만의 전문성을 발전시키는 등의 대안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프랑스에는 남녀 동수로 공천해야 한다는 빠리떼(parite, 동수)란 법안이 있고 적용을 안 하면 정당에 벌금을 내야 함에도 진보정당인 사회당마저도 벌금을 내고 남자를 공천할 정도”라며 “선거에 이겨야 하니까 당선 가능한 사람을 위주로 공천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한국도 이처럼 여성공천이 적게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과 청년이 경선을 통과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가산점을 주는 것인데 그래도 통과를 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여성과 청년에게는 가산점 말고도 플러스 알파를 준비해야 한다. 가산점 제도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혜택을 받으려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성만의 전문성 등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민·수습 윤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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